무협/SF

음양도 - 1부 11장

본문

11. 인연(1)




우리는 그들이 이끄는 대로 산속으로 들어갔다. 한식경 정도를 들어가자 그들이 살고 있는 산채가 나왔다. 통나무 집이 4개에 인원은 한 20명 정도, 조금 전에 기품 있는 여인과 범상치 않은 중년인을 제외하면 원래 이 산에서 산적질을 하던 사람인 모양이다. 




4개의 통나무집 중 가운데 집으로 들어갔다. 보기 보단 꽤 정갈하게 꾸며져 있는 걸로 보아 아마 주모인가 하는 여인의 방인가 보다.




중년인은 상처가 심할 것인데도 치료 받으러 가지 않고 중년의 미부와 함께 우리들 곁에 있었다. 나머지 사람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것인지 모두 그 자리에서 나갔다.




“이렇게 누추한 곳으로 모시게 되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음양교 제 19대 제자 소운. 교주님께 인사드립니다!”


여인은 느닷없이 내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어서 교주님께 예를 갖추지 않고 뭐하고 계세요!”


그리 큰 목소리는 아니지만 남자 못지않은 기도가 담겨 있었다.




“하오나. 주모님! 이 자는 아직.....”


“ 남 총관 아직도 의심을 하는 겁니까? 저 분이 가지고 계신 묵검을 보고서두요. 그보다 더 확실한 징표가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교주님이 사용하신 무공은 바로 음양교의 음양열양지였습니다. 이 두가지를 보시고도 교주님께 무례를 범하겠다는 말입니까!!”


여인의 말에 남 총관이라는 중년인은 그제서야 내게 무릎을 꿇으며 절을 했다.




“ 음양교 제 20대 제자 남 정철이 교주님께 인사드립니다.”


난 두 사람의 행동에 얼떨떨 하면서 서둘러 그 둘을 일으켰다. 


“두 분께서 음양교의 사람이라니 제가 당황스럽군요.” 


“ 말씀을 낮추셔도 됩니다. 교주님!”


소운이라고 한 여인이 내게 말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동굴에서 본 책에선 음양교의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렇게 두 사람이 음양교의 인물이라니 자연히 그 연유를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내 가슴을 애달게 했다. 


이야기 즉슨, 음양교가 정사의 합공을 받는 날 그들의 부모님은 기적과도 같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심한 상처로 인해 무공을 쓸 수 없는 몸이 되었다. 분노를 삼키며 복수의 칼을 갈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몸을 한탄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살아 남은 사람의 신분은 음양교의 총호법이였던 소철장의 딸과 음양교의 무공을 지도하는 총관 남우선의 딸이였다. 




몸도 성치 않아던 그 둘은 평범한 남자와 결혼을 했으나 아이를 낳자마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왔다. 그리고 산속에서 음양교의 복수를 위해 수련을 했으나 소운과 남정철이 소년소녀의 티를 벗을때 쯤 알 수 없는 사람들에 의해 가족들이 살해 당했다. 그 후 그들은 정처없이 신분을 숨기고 방랑하며 음양교의 부활을 꿈꿨다. 




그러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소운은 태어날 때부터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무공 자체를 익힐 수 없는 몸이였다. 무공을 이루는 기본적인 초식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한줌의 내공이라도 사용하는 무공은 전혀 쓰질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내공을 모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였다. 




반면 남정철은 부모님이 알려주신 음양교의 무공들을 잊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해서 지금의 수준까지 올리기는 했으나, 그가 알고 있는 무공은 체계가 잡혀 있지 않은 무공이였다. 


하지만 음양교의 무공이 워나 심오했기에 그런 그의 두서 없는 무공이라도 강호에서 일류고수는 못되어도 고수 축에는 낄 수 있는 실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남정철은 비록 소운과 둘이 밖에 없지만 소운을 총호법의 딸로 대우를 해 음양교 교주가 나타나기 전까지 그녀를 교주와 동등하게 모시게 된 것이다. 사실 나이로 소운이 34살, 남정철이 36살로 남정철이 2살 많았다. 




그들과 이야기 하는 사이 날은 저물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상관 소연은 눈물을 흘렸다. 왜 아니 슬프겠는가. 자신을 제외한 음양교의 모든 사람이 목숨을 잃은 줄 알았는데, 이 두 사람이 음양교의 제자의 후손이라니 그녀에겐 가족을 찾은 것과 같은 마음이였을 것이다. 




“교주님 이 소저는....”


소운이 상관 소연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는 그녀에 대한 것을 내게 물어왔다. 


난 이것도 인연이라 생각해서 동굴에서 있었던 일을 그들에게 숨김없이 말해 주었다. 


(물론 내가 미래의 한국에서 온 것과 내 이름이 이윤수라는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들이 황당해 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 소운과 남정철은 상관 소연이 전대 교주의 딸이며 음양교의 복수를 위해 금기시 되었던 음강시가 된 것을 알고 땅을 치며 애통해 했다. 




난 그런 그들을 달래느라 무지 진땀을 빼야 했다. 소운은 나와 상관 소연을 만나게 되었으니 자신은 그냥 음양교 신도의 신분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정철은 그녀의 신분이 전 음양교 총호법의 손녀딸임을 강조하며 내게 부탁했다. (겨우 4명이서 교주에, 호법에 신도에 참 깝깝하다 - 속으론 이런 생각을 했지만 차마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소운을 총호법으로 임명했다. 




이야기를 끝내고 우리는 각자 잠이 들었다. 그들은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통나무집 한 채를 나와 소연에게 내 놓고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자겠다고 했다. 덕분에 나와 소연은 넒은 방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밖에 시끄러운 소리에 난 잠에서 깨었다. 상관 소연은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고 없었다. 난 눈을 비비며 통나무집에서 나갔다. 


“와! 교주님이시다!!”


귀가 울릴 정도의 함성이 들려 오는 것이였다. 


(이건 또 웬 시츄에이션이야!)




소운의 말로는 어제 그 20 여명의 산적들이 음양교 신도가 되겠다고 했다는 것이였다.


아침부터 그것을 위한 잔치를 열기 위해 움직이느라 밖이 소란스러웠던 것이였다. 아마 산채에 저장해 놓았을 음식들을 전부 잔치에 쓰기 위해 내 놓았을 것이다. 내 눈앞에는 음식들로 산을 이루었다. 




(이휴~ 이로서 내가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는 구나! 난 혼자가 좋은데. -.-ㅋ)




내가 얻은 기연으로 인해 그들을 쉽게 뿌리 칠 수 없었다. 난 신한 전장의 전표를 소운에게 주었다.


“음양교의 신도가 산적질을 하는 것을 있을 수가 없어요. 지금은 우리의 신분을 세상에 알리기에는 그 세력이 미미하니. 이곳보다는 좀 더 음밀한 곳에 음양교의 교원을 짓도록 하세요. 모든 일은 총호법에게 맡기겠습니다!”


내 말에 소운은 감격에 차 금방 눈물을 글썽였다. 


난 산적들 아니 이제 내 신도들에게 몇 가지 금기시 할 사항들을 말하고 남 총관에게 그 직책에 맡게 그들에게 무공을 가르치도록 했다. 일반인이였던 그들이 지금 무공을 배워서 고수가 될 수는 없는 일이였다. 




(그냥 산적들 구제하는 셈 치지 라는 생각이였다.)


이런 내 마음도 모른 체 그들은 기뻐했다. 곧 대낮부터 술판이 벌어졌다. 총호법과 남총관은 그런 그들을 보며 감격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상관 소연은 그녀대로 내게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잠시 후 난 그들 성화에 못이겨 술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이럴때는 미성년자 안 찾아서 좋다.)




상관 소연과 소운은 하룻밤사이 정말 친하게 보였다. 멀리서 보면 부모자식간 같았다. 


(나이야 상관 소연이 월등히 많지만, 그녀는 117살이 아니라 17살이라고 극구 주장한다.^^;)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가끔 내 쪽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난 그 둘의 친한 모습이 보기 좋아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술잔을 들이켰다. 




무협지에서는 고수들이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난 그렇지가 않았다. 


(내가 고수가 아닌가?^^)


얼마나 마셨는지 머리가 빙글빙글 돌고 말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난 더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그들에겐 계속 잔치를 하라고 하곤 어제 잤던 통나무 집으로 들어와 쓰러져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잤을까


심한 갈증에 눈을 떠 보니 어느 새 주위는 어둠이 내려 앉은 밤이였다. 무협지에서는 술을 먹고 몸에 들어온 주정을 내공을 사용해 태워서 술에 취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난 그냥 술을 퍼 먹기만 해서인지 보통 사람과 다름없이 술에 취한 모양이다. 


아직도 머리가 아파왔다. 난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려 했다. 




“으음. 가..가!”


갑자기 옆에 있던 상관 소연이 달뜬 음성을 내며 내게 매달려왔다.


‘벌써 한달이 지났나?’


발작하는 상관 소연을 보고 아직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으나 남아있는 취기로 인해 깊게 생각 할 수가 없었다. 난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할 수 없이 내 옷을 벗었다. 그리고 내게 매달리는 그녀를 떼어놓으며 그녀의 옷을 벗겼다.




‘어? 소연의 가슴이 이렇게 컸었나?’


주정을 몸에서 몰아내지 않았기에 아직 술기운이 남아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그 와중에도 그녀의 몸이 평소와는 다른 것을 느꼈으나 머리가 띵하게 울리는 것 같아서 깊이 게이치 않았다.




그녀의 알몸은 예전과 다르게 풍염했다. 뭐랄까 성숙한 여자의 느낌이 물씬 풍겼났다. 


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술기운을 탓하며 매달려 오는 그녀의 몸 위로 내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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