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풍운여아 (風雲女兒) - 2부

본문

2화, 북오(北悟), 밀교의 주인을 대적하다.




중원에는 크고 작은 수만개의 문파와 무예가들이 존재했지만 그 많은 문파들은 주로 자신들을 더욱 더 커다란 집단의 하나라고 소속을 시키고는 했다. 이러한 집단은 크게는 다섯개로 나누어지는데 천년 역사의 절, 지상최대의 무인집단, 대림사 (大林寺) 를 주축으로 하는 정파 (正派) 가 있었고, 그에 상응해 맞서온 보주해의 구적신파를 중심으로 하는 사파 (死派) 가 또다른 축을 차지하고 있었다. 정파가 원시무림때 자연적으로 발생해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 사파의 뿌리는 놀랍게도 황실이었다. 주체할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린 무림은 세속에 나오기를 꺼리던 대림사를 대신해 당시 정파의 중심이었던 부전파 (扶電派) 아래로 모여 황실에 반기를 들었고 그것이 정파를 수많은 갈래로 나누어 놓고 다시 통일이 되기 까지 사백년 이상을 걸리게 했던 첫번째 황무전쟁 (皇武戰爭) 이었다. 그 당시 황실에서는 전쟁을 시작하기 전 무림에 반격하기 위한 독자무공을 여러개 만들어 내었는데 이것이 사파무공의 뿌리가 된다. 결국 이 커다란 전쟁은 황실의 승리로 끝나 여러 문파들이 문을 닫고 무공수련이 금지된 배경이 된다.




몇년 후 지금은 이름이 잊혀져 버린 대림사의 주지승은 전국을 돌며 정파를 통일하는데 힘을 썼고 결국 무림인들은 대림사 아래 모여 무림인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황실에 맞선다. 당시 황제 시해로 힘이 약하고 불안정 했던 조정은 변변한 싸움도 하지 못한채 법을 또다시 바꾸고 말아 많은 문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조정의 인물들중 강경파였던 몇 장군과 무인들은 퇴궁하여 문파를 만들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본격적인 사파의 시작이다. 그들은 “제국안전” 을 주창하며 정파를 사냥하고 스스로를 사파라 칭한다.




제국의 대대적 개혁이후 숨어있던 많은 문파들이 다시 빛을 보게 되는데 그 중의 둘이 첫번째 황무전쟁에서 무림 소속이었던 마교와 밀교였다. 소실되었다고 알려진 강력한 무공들을 바탕으로 마교와 밀교는 강한 세력을 만들어내게 되고 대림사의 무명주지승 사후로 100년안에 정파와 사파에 대항할만한 또다른 두 축이 된다.




무림의 마지막 축은 사실 진정으로 축이라고 불릴 수 없었던 형태로 시작했지만 그곳에 종사하는 무인들과 제국을 움직일만한 강력한 재력을 바탕으로 가장 빠른 발전을 이루어 내게 된다. 그것이 바로 전국 표국들의 연합인 표국연맹이었다. 표국연맹은 평소에는 단합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비상시에는 그 누구보다 신속한 단결력으로 그들의 권리를 주저없이 표명한다는데 그 힘이 있었다. 그들의 힘이 가장 크게 보여졌던 것이 바로 밀교와 표국연맹의 전면전이었는데 모든 무림인들의 예상을 뒤엎고 밀교는 크게 패배해 규모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북오(北悟)는 특이한 배경의 무인이다. 밀교인 아버지와 마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신기하게도 밀교의 무공도, 마교의 무공도 운용할 수 없었다. 그것을 단순한 자질의 부족으로 치부한 그의 부모는 그에게 커다란 관심을 보내지 않았으나 그를 구원한 것은 사파의 무림인중 음적 (淫敵)이라는 질나쁜 별명을 가진 고수 사공행 (思恭倖)이었다. 정파에는 정파 지존중 한명인 석두 (石頭) 가 있다면 사파에는 사공행이 있다하여 정석두, 사공행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이 고수는 북오를 후계자로 지명하고 몇년동안 그를 키웠다.




“사부님,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바위를 부숴야 합니까?”




북오는 용기를 내어 사공행에게 물었다. 사공행은 한쪽에 비스듬이 누워있다가 북오를 슬쩍 쳐다보고 말했다.




“앞으로 팔천개만 더 해라.”




북오는 한숨을 푹 쉬었다. 한동안 무공과 내공을 기르는 듯 싶었으나 어느 순간부터 자신은 붉은 빛이 도는 돌들을 쥐잡듯이 찾아 부수는 일만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오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그가 골라 부수어 가는 돌들이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는 금속인 현철(玄鐵)에 비교될만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는 구철(求鐵) 이라는 것이었다.




“스승님, 팔천개 다 했습니다.”




사공행은 슬쩍 눈을 뜨고는 다시 말했다.




“그럼 팔천개 더 해라.”




순간 북오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사파의 사적(四敵)중 음적 사공행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가 지금까지 들어와서 배운 것은 각 무파의 기본 검술들과 무술들 뿐이었다. 더군다나 사파의 제자인 자신이 정파의 무공들을 배우고 있으니 어찌 화가 나지 않겠는가. 그는 될대라 하는 심정으로 뱉듯이 말을 했다.




“더 이상은 못하겠습니다.”


“뭐야?”




사공행은 벌떡 일어섰다. 북오는 아차 싶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을 담을수는 없는 법. 그는 사공행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말을 했다.




“좀더 상승 무공들을 가르쳐 주십시오.”


“그럼 돌 팔천개 더 찾아서 부수던가.”


“못하겠습니다.”




사공행은 눈썹도 까딱하지 않고 자신의 손에 들린 검을 휘두르며 소리 쳤다.




“패암작하공(覇暗斫河空), 가반천례(假反天例)!”




패암작하공, 북오 역시 들어본 적이 있었으나 스승의 독자무공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검에서는 초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세개의 영롱한 빛이 뿜어져 나와 북오를 향해 날아왔다. 실제로는 찰나라고 해도 좋은 짧은 시간이었으나 북오는 매우 길고 지루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반천례라, 저런 이름의 무공이라면 하나는 뒤에서 공격하고 둘은 위와 아래에서 공격하겠군.’




북오는 날아오는 빛을 향해 돌진했다. 아니나다를까, 두개의 빛은 땅을 향해 떨어져 굉음을 내며 돌바닥을 부숴버렸고 또다른 하나의 빛은 북오의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북오는 푸른색의 구가 자신을 따라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몸을 휙 돌렸다.




“반잔검법(反殘劍法), 차견해(差甄咳)!”




북오는 몸을 돌리며 빛의 광구를 검으로 쳐냈다. 사공행은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사실 어떠한 검법이든 몸을 돌려 적을 베는 기술은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반잔검법은 정파의 명문중 반잔파의 기본 무공이었고 북오는 몸을 돌려 최대한 사공행의 검기에 가속을 더한것이다. 구는 순식간에 무방비 상태였던 사공행의 배에 박혀버렸다.




“크억!”


“어라, 성공했네?”




사공행은 피식 웃었다.




“이 녀석이…”


“사부님, 제가 이긴것 같은데요? 이제 그만 포기하시고 상승무공을 가르쳐 주세요.”


“뭐?”




사공행은 황당함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하하! 대단한 녀석이군. 범을 키운건지 개구리를 키운건지, 이거 원.”


“네?”




사공행은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북오가 한번 눈을 깜빡였을때 이미 그의 앞에 서 있었다. 북오는 경공을 배운적이 없었기 때문에 무슨일이 일어난것인지 어리둥절 했다.




“네 녀석에게 가르쳐 줄 상승무공은 없다.”


“네?”


“난 사파의 무공밖에 쓰지를 않으니 정파 무공을 너에게 가르쳐 줄수는 없는 일이지. 지금껏 네가 배운 무공도 다 책을 읽고 독파한 것이 아니냐.”


“무슨 말이시죠?”


“그런건 알 것 없고, 어차피 네놈은 나, 사공행의 유일한 제자라고 정파에까지 소문이 파다하게 난 터, 너같은 녀석을 받아 줄 문파는 없다. 차라리 많은 무예서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밀교를 찾아가라.”


“밀교, 말입니까?”




북오는 자신의 아버지가 밀교 출신이라는것 말고는 밀교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뭐, 이곳에서 그리 멀지는 않으니 하루 정도면 도착할게다. 그리고 이 옷을 입고 가라.”


“네?”




북오는 사공행이 건네 준 옷을 받았다.




“내 제자임을 알리는 옷이다. 너 말고 다른 녀석이 한 번 입었기 때문에 모두들 알고 있을거다. 이 옷을 입고 있으면 귀찮게 하는 녀석은 없을 테니 밀교에 가 내 이름을 대고 교주를 만나라.”


“아, 네.”




사공행은 뒤를 돌아서서 숲 속으로 걸어갔다.




“아, 사부님.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뭐하지만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하하하하하하! 나 역시 재미있었다.”


“사부님은 이제 어디로 가십니까?”


“네 녀석때문에 한동안 그만둔 요분질이나 하러 간다.”




그리고 북오의 눈에서 사공행의 모습이 사라졌다.




“역시 알 수 없는 분이시군.”




북오는 이년동안 묵었던 산채로 돌아가 사공행이 남기고 간 쓸만한 무기 몇개를 골라 짐을 쌌다.




“음, 창이라. 한번도 배워보지 못한 무기니 써보는게 좋겠다.”




그는 창을 쥐고 산을 내려갔다. 스승의 말대로 몇개의 마을을 지나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밀교의 본산지는 쉽게 찾을수 있었다. 이년만에 하산한 북오에게는 세상 일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하루가 지난 후, 그는 커다란 정문 앞에 서 중얼거렸다.




“이름은 밀교면서 이렇게 찾기 쉬워도 되는건지, 원.”




북오가 서서 문을 쳐다보고 있자 어떤 날카롭게 생긴 남자 한 명이 와서 말을 걸었다.




“실례지만 음적 사공행님의 제자십니까?”


“아, 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네?”




남자는 문을 연 후 북오의 손목을 잡고 어딘가로 다급하게 향했다.




“왜 그러시죠?”


“어제 몇 알수 없는 인물들에 의해 교주님의 동생이 납치되었습니다!”


“엥?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인가요?”




남자는 대답해주지 않은 채 미로처럼 많은 건물들을 지나 깊숙한 곳의 건물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사십대가 넘은 듯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북오는 첫번째로 그가 숨기지 않고 내뿜는 강력한 내력에, 그리고 그의 신기한 생김새에 놀랐다.




“어라, 이인(異人)인가?”




남자는 고개를 들어 북오를 바라보았다. 그는 뚜렷한 갈색 머리카락을 어깨까지 기르고 갈색 수염을 가지고 있었는데 가장 특이한 것은 그의 형형한 푸른 눈이었다. 




“그렇다. 이인이지. 또한 밀교의 교주인 제임수(諸壬手)다. 네가 북오인가?”


“아, 그렇습니다. 제 이름은 어떻게 아시는지?”


“그 옷과 무기를 보면 알 수 있지.”


“네?”




제임수는 턱으로 북오가 들고 있는 창을 가리켰다.




“그거, 사파의 기보, 청령절(靑靈切) 아닌가? 음적 녀석이 마지막으로 썼다고 하던데 네 놈이 가지고 있는 거 보면 네가 그 유명한 음적의 유일한 제자 북오라는 소리지.”




제임수는 벌떡 일어섰는데 그 키가 북오보다는 머리 하나가 더 큰 거구였다. 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그의 키가 아니라 그의 몸에서 뿜어나오는 자색의 내공이었다. 북오는 태어나서 그정도로 무서운 기를 뿜어내는 자를 본 적이 없었다.




“저, 내공좀 거둬주시겠어요? 점점 숨이 막힙니다.”


“뭐? 아 이거 말인가. 미안하네, 다른 고수들과는 내공의 질이 달라서 자네가 느끼는 것일수도 있어. 아무튼 이곳에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내 여동생의 납치의 배후의 인물이 네 녀석의 아버지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제 아버지요?”




제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북주한 (北朱寒) 녀석 말이다. 숨어 있던 내 동생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납치할 정도로 대단한 인물은 니 녀석의 아버지 뿐이지.”


“그럴리가…”




사실 북오는 말로는 부정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었다. 어렸을때 몇번 무공 수련을 배워보다가 실패하자 금새 어디론가 떠나버린 부친이었다. 그런 부친이 어떠한 사람인지도 모르고 있으니 그가 어떠한 일을 하든 그리 놀랄 것은 아니었다.




“아니, 맞다. 아무튼 지금은 네 녀석이 나를 도와줘야겠다.”


“어떻게요?”




###




북오는 거기까지 기억을 해낸 후 그 후는 아무리 노력해도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떻게요 라고 물어 본 후는 마치 백지처럼 기억이 없다. 그리고 다시금 정신이 들었을 때 북오는 사방이 피칠갑이 된 듯한 붉은색이 감도는 벽으로 되어 있는 골방에 누워 있었다.




“으… 여긴 어디야?”


“기억이 드십니까?”




약간 어눌한 말투의 여자 목소리가 그의 뒤에서 들려왔다. 북오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제임수와 똑같은 이인의 여인이 앉아 있었다. 북오는 여자 이인을 본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나이를 짐작하기 힘들었다. 많이 찢긴 옷을 입고 있는 그녀는 많은 고문을 당한듯 했고 동공 역시 살짝 풀려있었다.




“혹시 제임수님의 동생분 되십니까?”


“동생이요?”




여인은 살짝 웃었다.




“그 이가 거짓말을 했군요. 저는 밀교 교주 제임수의 정실인 사라(査裸) 라고 합니다.”


“사라?”


“네. 아마 부인이 납치 되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 이의 명성이 떨어질까를 두려워 했기 때문이죠.”


“그나저나 제가 왜 여기있죠?”




사라는 고개를 갸웃 했다.




“제가 물어보고 싶은 말인데요. 자고 일어나 보니 당신이 곁에 누워 있더군요.”


“이런…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북오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자 방에는 어떠한 출구도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이 방에 어떻게 들어온 것인가.




“이 방에는 출구가 없나요?”


“네. 더군다나 주위의 벽은 모두 그 단단하다는 구철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구철?”




자세히 보자 그 벽을 이루고 있는 광석은 모두 그가 스승 밑에서 지겹게 부숴온 붉은색의 돌이었다. 그는 시험 삼아 손에 기를 모아 벽을 쳤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벽이 부서지며 출구가 생겼다.




“에이, 거짓말 하지 마세요. 이건 구철이 아니에요. 그냥 산에서 많이 나는 붉은색 돌이에요.”




사라는 입을 떡 벌리고 북오를 쳐다보았다. 그녀 역시 무공에 일가견이 있었기에 지금 북오가 한 일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북오는 조금전에 자신도 알지 못한채 내공을 외공으로 전환시켜 손끝에 모은 후 벽의 한점에 집중해 부숴버린 것이다.




“나가시죠?”


“아, 네… 그런데 이 곳은 마교의 중심지 입니다. 어떻게 나가실 생각이신지?”


“음… 여기가 마교군요. 걸으실 수 있나요?”


“네?”




살짝 드러난 사라의 다리는 잦은 고문으로 인한 상처로 인해서 말이 아니었다.




“자, 업히세요.”




북오는 그녀에게 등을 내밀었고 그녀는 주저하다가 북오에게 업혔다. 북오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 뚫린 구멍으로 나갔다. 그들이 갇혀있던 곳은 산속의 동굴안에 만든 밀실 같았다. 이곳이 마교의 본산지라면 바로 항주 주위의 어떠한 산 일터. 북오는 일단 그가 사공행과 함께 묵었던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으음… 사범님이 어떻게 했었지…”




그는 사공행이 발을 움직인 것을 생각해 보며 그의 경공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등에 업힌 사라는 그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처음에는 어리숙했던 그의 보법이 빠르게 정확해지는 것이었다. 또한 경공의 깊이 역시 대단해 주위의 사물들이 거의 선으로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 거 없을거라고 했던 젊은이가 구철으로 만들어진 벽을 간단하게 부수고 이런 고급 경공까지 사용하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아… 너무 빠르다!”




북오는 슬슬 다 왔다고 생각할때쯤 발을 멈추었고 그들은 어느새 작은 암자 앞에 서 있었다. 나온지 며칠만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니 북오는 약간 짜증이 났으나 마교의 고수들에게 다시 잡히는 것보다는 이 편이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문을 열었다.




“일단 들어오시지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녀는 일단 침대위에 털썩 앉았다. 북오는 처음으로 그녀를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다. 이인의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지만 동양인같은 흑발이었고 눈 꼬리는 남자를 유혹하듯이 살짝 올라가 있었다. 또한 살짝 살짝 찢긴 옷 사이로 보이는 몸은 한창 물이 오른 여인의 모습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해 주실수 있겠습니까?”




그녀는 약간 주저하며 말을 꺼리는 모습이었다. 북오는 목소리를 높여 다시 한번 물어보았다.




“제 아버지가 당신을 납치한 거라고 당신의 오빠, 아니 남편분께서 얘기해 주시더군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사실… 그것이…”




북오는 답답해지기 시작해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정신 차리고 대답해주세요!”


“저는 살아있는 무공비급입니다.”


“네?”




북오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살아있는 무공비급이 무슨 말인가.




“저는 태어났을때부터 살아있는 무공비급이라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강호에서 몇 안되는 신공 (神功)중 하나인 주향신공 (珠珦神功) 이지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사라는 다시 주저했다.




“제 남편이 그런 엄청난 무공실력을 가지게 된 것도 저와 동침한 까닭입니다.”




북오는 동정이었기 때문에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까닭이 없었다. 사라는 아까 전부터 북오를 눈여겨 보고 있었고 이 정도로 암시를 주었는데도 못 알아듣는 그가 답답해지고 있었다. 북오의 수려한 외모와 단단한 몸,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무공들은 그가 비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사라에게 알려주었다. 사랑도 없이 자신의 몸에 숨겨진 비밀때문에 남편과 결혼한 사라는 처음으로 남자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와 성관계를 맺어야 주향신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관계요?”




사라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살짝 눈을 올려 북오를 쳐다보았다. 북오의 얼굴에는 아직도 알쏭달쏭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사라는 한숨을 쉬며 일어서고 거의 찢겨져 버린 옷을 벗어 땅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그곳에는 북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여자의 알몸이 수줍게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사라는 북오의 손을 잡아 자신의 커다란 가슴으로 이끌었다. 가슴은 커다란 부피와 무게때문에 살짝 아래로 내려가 있었지만 그것은 추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녀의 원숙한 몸에 색기를 더해주었다. 북오는 그녀의 가슴위에 얹은 손을 살짝 움직였다. 그녀의 커다란 유실은 그의 손의 움직임에 따라서 모양이 바뀌며 일그러지고 있었다. 북오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며 자신의 남성이 모르는 사이에 크게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사라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바지 위로 남성을 잡았다.




“대단하네요… 바지 위로도 이런 모양이라니.”




그녀는 그것을 잡고 천천히 북오를 침대위로 이끌어 눕히고 자신이 위에 올라갔다. 북오의 바지를 풀어헤치자 사라의 눈 앞에는 커다랗게 선 북오의 성기가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사라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그것을 천천히 입안에 머금었다.




“허억…”




북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느낌에 머리가 전기에 감전된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녀의 애무를 받고 있는 곳은 자신의 성기인데 이상하게 옆구리에 찌릿한 느낌이 흐르고 있었으며 손은 그녀의 흑발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부, 부인!”




사라는 성기를 입에 머금은 채로 눈을 올려 북오를 쳐다보았다. 마치 꼬마아이가 솜사탕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에 북오는 점점 흥분이 되는 것을 느꼈다. 이것이 그녀가 말한 동침이라는 것인가.




“그만두세요, 나, 남편이 있는 몸이 아닙니까.”




사라는 코로 살짝 웃으며 성기를 머금은 입을 빼 북오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후훗, 귀여운분…”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북오의 몸 위로 올라가며 그의 입술에 자신의 붉은색 입술을 맞대었다. 그리고 손을 뒤쪽으로 내려 북오의 성기를 잡아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녀는 몸을 살짝 아래쪽으로 미끄러 뜨리며 북오의 성기를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에 가져다 대고 몸을 밀어내렸다.




“아흑!”


“헉!”




둘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느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북오의 남성기는 크기가 엄청난 것이어서 사라는 과연 이것이 자신의 구멍에 들어갈 수 있을까 염려 했지만 사라의 질은 그것을 천천히 먹어가며 뿌리 끝까지 내려갔다. 살짝만 움직여도 갈것만 같은 느낌에 사라는 북오의 탄탄한 가슴을 쥐었다.




“부인…!”




사라는 몸을 천천히 올려 북오의 성기에 중심이 뚫린 채로 그의 위에 앉았다. 마치 온몸을 꼬챙이로 뚫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끝까지 도달한 북오의 성기는 거의 그녀가 조금만 움직여도 느낌을 받을수 있도록 그녀의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사라는 천천히 엉덩이를 위 아래로 움직이며 북오의 손을 끌어 올려 자신의 가슴을 애무했다. 그녀의 유방은 그녀가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며 호흡을 하는것에 따라 위 아래로 따로 움직이고 있었다. 사라는 입을 열어서 목소리를 쥐어짰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시고 제가 하는 말을 따라하도록 하세요.”


“네? 아, 네…”




그리고 그녀는 북오가 알수 없는 여러개의 단어의 나열을 시작했다. 어차피 어떠한 말도 하지 말라고 했으나 그녀가 몸을 움직일때마다 머리속이 백지처럼 하얗게 되어서 생각을 할 수 있는 경우도 아니었다.




“주(珠)는 곧 검(劍) 이니 첫번째의 신공은 몸의 일곱개의 구멍으로 천지(天地)의 기를 끌어 자연과 나를 일체화(一體化) 시킨다.”




“검은 곧 무(武) 이니 첫번째의 신공은 자연계의 섭리를 깨달아 자연의 힘이 곧 내 것, 그리고 내 것이 곧 자연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됨에 목적을 둔다.”




“무는 곧 깨달음이니 첫번째의 신공은 그 깨달음을 검으로, 창으로, 그리고 권으로 쓰는데에 완성을 시킨다.”




그 순간 북오는 자신의 몸에 엄청난 양의 기가 충전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기는 자신의 것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했지만 곧 그것은 자신의 몸에 들어와 전체를 순환하고는 천천히 자신의 성기부분에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는 다시 머리가 하얗게 되며 성기의 끝에서 무언가가 사라의 몸 깊숙히 발사되는 것을 느꼈다. 사라는 움직임을 멈추고 북오의 가슴팍에 쓰러졌다. 그녀의 커다란 유방이 북오의 가슴에 짖눌리는 것을 느끼며 북오와 사라는 긴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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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며칠간 부인과 여행을 떠나야 해서 부득이하게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안에 돌아올 예정이니 읽는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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