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9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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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天上)의 향기 194(칠백년의 약속)-27




배화교의 잔당들을 추격(追擊)하던 대륙금위들에게 금산반이 보내 전서구가 도착했다. 대륙금위의 대장은 금산반의 서찰을 읽어보았다. 금산반은 대륙금위들에게 배화교잔당들을 추격(追擊)하지 말고 최대한 신속하게 림산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음~ 림산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모양이군.” 




대륙금위대장은 중간, 중간 여러 경로(經路)를 통해 림산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기 때문에 림산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대충은 알고 있었다. 그는 서찰을 읽자마자 호남, 호북성의 자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관도를 버리고 지름길을 선택하기로 했다. 지름길을 선택하면 산을 넘어야하지만 관도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하루 이상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륙금위들은 험한 산길을 넘어 인시(3~4시)경에 림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한편 대륙금위들에게 전서구를 보내고 출발한 금산반도 쉬지 않고 달려와 여명(黎明)이 밝아오는 새벽에 림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금산반은 림산에 도착하자 자신이 운영하던 점포나 집이 아니라 림산 외곽에 있는 허름한 집으로 갔다. 금산반이 집에 도착해 담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자 허리가 휘어지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타났다. 




“오셨습니까? 명운이 놈에게 오신다는 말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노인께 폐가 많습니다. 명운이는 어디 있죠?”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가시죠.” 




오노인이라고 불린 노인은 금산반과 함께 안채로 가더니 안채의 벽에 걸린 그림을 젖히고 검은 단추를 누르자 침상이 있던 자리가 갈라지며 계단이 나타났다. 




“저는 이곳에 있어야 합니다. 들어가시죠.” 


“알겠습니다. 계속 수고해 주세요.” 




금산반이 계단으로 내려가자 노인은 다시 단추를 눌려 침상을 본래대로 만들고 침상에 누워 잠을 청한다. 




금산반은 계단의 벽에 걸린 횃불을 들어 불을 밝히고 밑으로 내려가니 한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의 통로가 나타났다. 금산반이 좁은 통로를 따라가다 보니 석벽이 나타났고 석벽에는 세 개의 은자가 양각되어 있었다. 금산반은 세 개의 은자 중에 오른쪽 중앙을 누르니 석벽이 위로 올라가며 넓은 대전이 나타났다. 




“오셨습니까?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하대전에는 금산반의 제자인 명운과 몇 명의 사내들이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 있다가 금산반이 들어오자 깍듯하게 인사를 한다. 




“모두들 그동안 고생이 많았소. 모두 자리에 앉아요.” 




금산반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상석에 자리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자리에 앉았고, 명운은 금산반의 옆에 섰다. 




“그동안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십니까? 어떻게 저희들까지 비밀로 하시고 이런 일을 꾸미실 수 있습니까?” 




금산반이 자리에 앉자마자 한 사내가 따지듯 질문한다. 장내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금산반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側近)들로 지금까지 대륙상회를 이끌어왔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금산반은 그들에게까지 이번 일에 대해 비밀로 했기 때문에 모두들 금산반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깊은 절망감(絶望感)에 빠져 있었다. 사실 금산반이 꾸민 이번 계획은 제자인 명운과 악양왕만이 알고 있었던 비밀이었다. 




“죄송하오. 비밀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었소.” 


“휴~ 조금 전에야 명운으로부터 회장님이 살아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동안 가슴 졸린 걸 생각하면.........휴~ 저는 회장님께서 정말로 돌아가신 줄 알고 위패(位牌)까지 만들었습니다.” 




지하대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사해방 무사들을 피해 이곳에 왔을까? 그들은 사해방의 반역으로 금산반이 죽고 림산이 혼란에 빠지자 림산 땅속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비밀통로를 통해 바로 이곳 대전으로 몸을 숨겼다. 비밀통로와 대전은 금산반이 회장이 된 이후 오늘과 같은 날을 대비해 비밀리에 뚫어놓은 것으로 금산반을 비롯한 대륙상회의 핵심인물들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해방 무사들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하대전에 모인 사람들은 가장 먼저 금산반의 제자인 명운을 찾아보았다. 향상 금산반의 옆에 붙어 있는 명운이라면 이번 일에 대한 진상(眞想)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운의 모습은 대전이나 통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명운은 그 시간에 림산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조사하여 악양왕부에 있는 금산반에게 보고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명운은 어제 오전에 금산반이 림산으로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지하대전으로 들어와 대전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금산반이 살아있다는 사실과 금산반이 꾸민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위패? 쩝~ 할말이 없네. 미안하오. 하여튼 지금은 한가하게 그런 이야기나 할 때가 아니오.” 




금산반은 장내에 모인 사람들에게 간단하게 사과하고 명운을 돌아보았다. 




“명운아........대충 상황은 알고 있으니 어제 벌어진 사건만 간락하게 보고해.” 




금산반의 말에 명운은 림산 일대가 소상하게 그려진 지도를 탁자위에 펼쳤다. 




“어제 아침에 대장군부의 철갑기동군과 사해방 무사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결과는 철갑기동군의 일반적인 승리로.......림산외곽을 수비하던 사해방 무사들은 괴멸(壞滅)되고 육철량의 집에 있던 무사들 대부분도 죽거나 포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육철량과 일부 무사들은 이곳으로 도망쳤습니다.” 




명운은 지도에서 림산 외곽에 있는 야산을 가르쳤다. 명운이 가르친 야산은 넓은 들판에 홀로 우뚝 솟은 산으로 산맥(山脈)으로 연결되어 다른 산으로 도망칠 구멍도 없는 산이었다. 




“계속 보고하겠습니다. 사해방 무사들을 괴멸(壞滅)시키고 육철량의 집을 장악한 철갑기동군은...........먼저 육철량의 집에 잡혀 있던 사람들을 석방시켰습니다. 그 다음에 상관장로의 연락을 받고 림산에 들어온 반역의 무리들과 생포한 사해방 포로들을 뇌옥에 감금하고 현재는 육철량의 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명운의 간단한 보고가 끝나자 금산반은 잠시 지도를 보고 생각에 잠겼다.




“육철량에 대한 새로운 소식은 없었어? 계속 야산에 숨어 있는 거냐?” 


“철갑기동군이 야산을 포위하고 있기 때문에 도망칠 구멍이 없으니 당연히 산에 숨어 있겠죠.” 


“음~~ 그래?.......상관장로는 어떻게 됐어. 그놈도 육철량과 함께 있는 거냐?” 


“아닙니다. 저희들이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상관장로는 전투가 시작되자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빌어먹을........다른 놈들은 몰라도 육철량과 상관장로는 반드시 잡아들어야 했는데.......... 알맹이는 모두 빠져나갔다는 말이군. 그건 그렇고........대륙금위들에게는 연락이 없었어.” 


“조금 전에 림산에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배화교잔당들과 무림군은 현재 어디에 있어.” 


“배화교잔당들은 림산근교에 도착했고, 무림군은 배화교잔당들과 반나절정도의 거리에 있으니 오늘 오후쯤에는 림산에 도착할 겁니다.” 


“복잡하군........상관장로의 행방에 대해서는 파악해봤어.” 


“죄송합니다. 워낙 조심성이 많은 늙은이라 아직 소재파악을 못했습니다.” 




금산반은 모든 궁금증이 풀렸는지 눈을 돌려 장내에 모인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명운이가 어디까지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지만 철갑기동군은 대장군부의 부대로 제가 악양왕님께 특별히 부탁하여 우리를 도와주려 오신 분들입니다.” 


“웅성........웅성” 




금산반의 말에 장내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술렁거리고 있는 사람들 말을 자세히 들어보면 죽었다고 알고 있었던 금산반이 돌아왔고........금산반의 부탁을 받는 철갑기동군이 사해방 무사들을 괴멸(壞滅)시키고 반역의 무리들을 잡아들었으니 모든 상황이 끝났다고 생각들 하는 모양이다. 




“모두 조용히 하세요.” 




금산반이 탁자를 치며 말하자 모두들 입을 다물고 금산반을 바라본다. 




“다들 상황이 종료(終了)되었다고 생각들 하시는 모양인데........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야. 반역의 핵심이었던 육철량과 상관장로가 아직 살아있고 호북성과 섬서성 일대의 우리회원들 점포를 공격했던 배화교잔당들도 코앞에 있어.” 




금산반이 흥분했는지 이제는 예의(禮儀)고 나팔이고 반말로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장내에 있는 사람들은 금산반의 말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철갑기동군이 야산을 포위하고 있으니 육철량은 ‘독안에 든 쥐’입니다. 그리고 상관장로가 도망쳤다고 하지만........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모두 생포된 마당에 혼자서 무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맞습니다........육철랑과 상관장로야 이미 끝난 놈들이고.......배화교잔당들이야 대륙금위들이 도착했으니 금위들에게 맡기면 되지 않습니까?” 




장내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말에 금산반은 미간(眉間)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 




“휴~ 다들 편하게만 생각는군........육철량이 이대로 끝날 놈으로 보여........다들 사해방의 주력(主力)이 사해맹룡이 이끄는 전투선단(戰鬪船團)이라는 사실을 잊었어. 아마 육철량은 악양에 머물고 있는 사해맹룡에게 구원요청을 했을 거야.” 


“회장님.......그놈들이야 물에서나 힘을 쓰는 놈들이지 않습니까? 더구나 대장군부의 철갑기동군이 버티고 있는데 무슨 걱정입니까? 막말로 놈들이 도착하기 전에 철갑기동군에게 부탁해서 육철량을 잡아들이면 간단하지 않습니까?”


“멍청한 소리........철갑기동군은 대장군부에 소속된 관군(官軍)이야. 악양왕님의 부탁으로 어쩔 수없이 우릴 도와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우릴 도와 줄 것 같아?......더 이상의 도움을 바라는 것은 무리야. 이제는 우리 힘으로 해결해야 해.” 


“그럼 철갑기동군이 철군(撤軍)한단 말입니까?” 


“글쎄.......그건 철갑기동군의 대장인 금이장군의 의중(意中)에 달려있겠지. 하지만 철갑기동군이 도와준다고 해도 문제는 또 있어. 상관장로는 오랜 전부터 반역을 준비해 왔어. 명옥아.........우리가 파악한 정보를 말해드려라.” 




금산반의 말에 명옥이 다시 앞으로 나섰다. 




“그동안 저희들이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 상관장로는 10년 전부터 반역(叛逆)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도 없고 어떤 놈들이 상관장로에게 동조(同調)하는지 몰라 지금까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상관장로가 동조세력만 규합(糾合)한 것은 아닙니다. 대륙금위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비밀리에 무사들까지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놈들의 숫자나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되었나요?”




한 사내의 말에 명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알면 이렇게 걱정도 안합니다. 대책을 세우면 되니까요.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합니다. 상관장로가 키운 놈들은.........최소한.......대륙금위들과 대등(對等)하거나 월등(越等)한 전력(戰力)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래야 대륙금위들을 제압하고 반역에 성공할 수 있으니까요?” 


“웅성........웅성~” 




명옥의 말에 장내가 다시 웅성거린다. 




“모두 입 다물어.........휴~ 지금 와서 이런 말해야 부질없는 짓이겠지만.......내가 세운 계획은 이렇지 않았어.


“................”


“대륙금위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면 당연히 육철량과 상관장로가 움직이겠지. 그런 기회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잖아? 육철량이 반역에 성공해 림산을 장악하면 상관장로는 자신을 따르는 놈들을 불려 들이겠지. 그럼 악양왕님은 약속대로 군대를 보내 사해방 무사들을 섬멸(殲滅)하고 반역의 무리를 잡아들이는 거야. 물론 그 과정에서 육철량과 상관장로는 반드시 생포하거나 죽어야해. 또한 대륙금위는 배화교놈들을 섬멸하고 림산으로 돌아오는 거야........그럼 나머지 일은 쉬워~..........육철량이 없는 사해방은 적당히 구슬려서 예전처럼 우리에게 협력하게 만들면 그만이고...........상관장로가 키웠다는 무사 놈들은 대륙금위가 처리하면 깨끗하게 끝나. 놈들이 아무리 훈련이 잘된 놈들이라도 자신들을 키운 상광장로가 죽은 이상 힘을 쓰지 못할 것이니 대륙금위들 만으로도 충분하지”


“................”


“그런데........육철량이 도망침으로 사해맹룡이 지휘하는 놈들이 림산으로 물려올 것이 뻔하고.........상관장로가 도망침으로 놈이 키웠다는 무사들도 가만있지 않겠지.......또 대륙금위들이 배화교 놈들을 섬멸(殲滅)하지 못해서 배화교잔당들이 코앞에까지 왔어. 그렇다고 철갑기동군이 언제까지 우릴 도와주지도 않을 거야. 빌어먹을..........진짜 빌어먹을 상황이야.” 




금산반은 골치가 아픈지 자기 손으로 머리를 때린다. 장내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금산반의 설명이 끝나자 얼굴들이 탁탁하게 굳어졌다. 금산반의 설명을 들어보니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모두들 침울하게 있는데 한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험~ 험~ 회장님........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제 저희들도 회장님을 돕겠습니다. 그러니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머리를 맞대면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겠습니까? 자자~ 여러분도 힘을 내세요. 그동안 이거보다 더한 어려움도 극복(克復)했던 우리 아닙니까? 회장님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금산반은 사내의 말에 피식 웃더니 자세를 바로 앉는다. 




“그래.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최선을 다하다보면 답이 나오겠지........ 명옥아. 너는 대륙금위들을 지하대전으로 불려와. 나는 금이장군을 만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조금만 더 도와달라고 부탁해 보겠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대륙금위들이 오면 여기 모인 분들과 함께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해 보고 좋은 의견이 나오면 바로 연락해라.” 


“알겠습니다.” 




금산반은 자리에서 일어나 지하대전을 빠져나갔다. 




“여러분들은 이곳에 계세요. 저는 대륙금위들을 데려오겠습니다.” 




명옥이까지 나가자 대전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앞으로 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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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산에 갇힌 육철량은 부하들을 보내 철갑기동군의 움직임을 파악해보라고 했다. 육철량의 명령을 받은 무사들이 야산주위를 살펴보니 철갑기동군은 야산을 포위한 상태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꼬르륵~”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더니 뱃속에서 밥 달라고 난리군.” 




무사 한명이 자신의 배를 문지르며 말하자 다른 무사들도 입맛을 다신다. 아침을 먹은 무사들도 두 끼를 굶다보니 모두가 배가 고픈 것이다. 




“꿀꺽~ 십팔~ 우린 쫄쫄 굶고 있는데 저 새끼들은 배터지게 쳐 먹고 있네.” 


“야야~ 그만 가자. 본다고 밥이 나와 쌀이 나와~ 배만 더 고프지. 이만하면 됐으니 가서 보고나 하자.” 




무사들은 육철량에게 달려갔다. 육철량은 야산까지 무사히 도착한 무사들을 정비(整備)하는 한편 부상당한 부위를 치료하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그래.......놈들의 움직임은 파악해 봤어.” 


“놈들은 야산주위를 포위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뭐라고.......놈들이 물려간 것이 아니라 포위를 하고 있어?” 


“예~ 야산전체를 포위하여 도망칠 구멍도 없습니다.” 


“말 같은 소리를 해라 새끼야~.........아무리 손바닥만한 산이라도 산 전체를 포위했다는 것이 말이 돼? 그 새끼들이 그렇게 많아.” 


“무.........물론 그건 아니지만.......?” 




무사들이 고개를 숙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육철량은 쓰게 웃는다. 




“미안하다. 너희들에게 화낼 일이 아니데.......내가 흥분한 모양이다. 수고했다. 물려가서 쉬어라.” 




무사들은 육철량에게 인사를 하고 물려갔다. 




“어차피 도망칠 구멍도 없고 배고프면 내려올 거라고 생각하고 포위만하고 있겠다는 수작이군. 아무래도 안 되겠어.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육철량은 잠시 생각하다가 옷을 찢어서 간단한 글을 적은 다음 남아있는 무사들 중에서 경공실력이 뛰어난 무사 5명을 뽑았다. 




“너희들의 어깨에 사해방의 생사(生死)가 걸렸다. 이번 일만 성공하며 당주로 승격됨과 동시에 황금 백냥씩을 주겠다. 어때........할 수 있겠어?” 




육철량의 말에 무사들의 눈빛이 반짝거리고 생기(生氣)가 넘친다. 사해방의 당주라면 장로 바로 밑의 직위로 사해방내에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다. 더구나 백금 백냥까지 준다고 하지 않는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시켜만 주세요.” 


육철량은 무사들의 표정을 보고 빙긋 웃는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철갑무사들의 포위망을 뚫고 이걸 악양에 있는 사해맹룡에게 전해주면 된다. 물론 더 좋은 것은 우리 집에 있는 새장에서 전서구를 꺼내 악양으로 날려보는 거야. 어때 할 수 있겠어.” 


“주세요. 반드시 성공하겠습니다.”




무사들은 육철량에게 천을 받아 철갑기동군이 지키고 있는 바로 앞까지 내려가 몸은 숨긴다. 무사들은 철갑기동군의 포위망을 살펴 본 다음 자신들끼리 작전을 짜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자.......다섯 명이 한번에 가면 분명히 잡혀........두 사람이 저쪽으로 먼저 출발해서 놈들의 유인하는 거야......... 그럼 우리는 허술해진 포위망을 뚫고 방주님 집으로 갈게.” 




무사들은 제비뽑기를 해서 철갑기동군을 유인할 사람을 뽑았다. 무사들 중 2명이 먼저 출발하자 야산을 포위하고 있던 철갑기동군 중 일부가 무사들을 뒤를 쫓았고 나머지 3명의 무사는 흐트러진 포위망을 뚫고 육철량의 집으로 갔다. 육철량의 집에 도착한 무사들은 다시 제비뽑기를 통해 2명이 경비무사들의 시선(視線)을 끌어주는 틈을 타서 육철량의 집에 있는 전서구에 천을 묶어 악양으로 날려 보내는데 성공했다. 금산반의 예상대로 육철량은 악양에 주둔하고 있는 사해맹룡에게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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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은 도치와 마수를 안은 상태에서도 바람처럼 달려 림산에 도착했다. 아마 제7차 차크라까지 각성하고 선천강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풍운은 림산에 도착하자 단변에 사우일행이 머물고 있는 객점으로 달려갔다. 




무경은 사우와 천유에게 그동안 림산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상세하게 들었다. 하지만 정보가 너무 부족하여 자세한 것은 알 수가 없다.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보낸 무경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늦어도 아침까지는 돌아오겠다던 풍운이 아침이 훨씬 지나는데도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경이 초조한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멀리서 거대한 물체가 창문을 향해 날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무경은 얼른 창가에서 비켜서니 거대한 물체는 눈 깜짝할 시간에 창문을 통해 방안으로 들어왔다. 




“휴~ 늦었지. 미안해.” 




거대한 물체는 도치와 마수를 안은 풍운이었다. 풍운은 무경에게 인사를 하며 잡고 있던 마수를 내려주었다.




“무경님도 계셨군요. 안녕하세요.” 




마수가 무경에게 인사를 하자 무경도 얼른 고개를 숙인다.




“예!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그런데 도치님이 좀........?” 


“부상이 심하기는 하지만 일사님께서 치료해 주셨기 때문에 이제 괜찮아질 겁니다.” 




무경과 마수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풍운은 사우와 천유에게도 인사를 하고 도치를 무룡의 옆에 눕혔다. 




“이 자식........안 죽고 왔구나.” 




무룡은 미라처럼 온몸에 천를 감은 도치를 보고 울컥 솟구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도치의 손을 잡았다. 상처만 보고도 도치가 얼마나 고생(苦生)을 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놈들의 목을 가져와야 했는데........미안하다.” 




도치의 말에 악무룡이 억지로 웃는다. 




“짜식.........너만 무사하면 됐어. 복수야 천천히 해도 되잖아.” 




무룡의 말에 도치는 씁쓸하게 웃기만 한다. 풍운은 도치와 무룡이 바라보다가 탁자 옆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수고하셨어요. 그래도 쉽게 찾으셨나 보네요?” 




천유가 풍운의 앞에 앉으며 말하자 무경도 풍운의 옆에 앉는다. 




“핏자국이 남아 있어서 그나마 찾기가 쉬웠어요.........도치와 마수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림산에 대한 일을 상의해 보죠. 무경........림산의 상황은 어때.” 


“우선 모두 앉으세요.” 




무경은 설명하기에 앞서 사우와 마수도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사우와 마수가 자리에 앉으니 무경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먼저 사우님과 천유님께 들었던 내용을 요약해 드릴게요.” 




무경은 천유와 사우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요약해서 설명해 주었다. 




“무경은 철갑무사들이 누구라고 생각해.” 


“천유님이 대장군부의 깃발을 보셨다고 하셨어요. 철갑병사들은 금산반과 악양왕의 부탁을 받고 출동한 대장군부의 병사들이 확실할 겁니다. 운랑께서도 악양왕부에 금산반이 있는 것을 확인하셨잖아요.” 


“우리가 하루를 허비(虛費)하는 사이에 금산반과 악양왕이 먼저 움직인 거로군.......좋아. 그럼 림산의 상황은 끝난 건가?”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자세한 것은 모르겠어요. 하지만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에요. 사해방의 잔당들도 처리해야하고 반역자들도 색출해야 해요. 모든 일은 이번 일을 계획한 금산반이 돌아와야 확실히 알 수 있을 거예요.” 




아무리 천기(天氣)를 헤아리는 무경이라도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니 림산의 일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가 없다.




“그럼 금산반이 올 때까지 손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건가?” 


“질문에 대답하기에 앞서.......운랑께 질문이 있어요?” 


“뭐지?” 


“운랑은 왜 대륙상회 일에 연연(戀戀-집착(執着)하여 미련을 둠)하시는 거죠? 배화교 때문인가요?.........만일 배화교가 더 이상 대륙상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대륙상회가 어떻게 되던 상관하지 않으실 건가요?”




무경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풍운은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자신은 왜 대륙상회에 연연하는 것일까? 처음에는 배화교의 음모로부터 대륙상회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대륙상회가 배화교의 수중에 넘어가면 중원에 엄청난 혼란(混亂)에 휩싸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림군이 배화교 놈들을 섬멸(殲滅)하기 위해 출발했다. 무림군의 실력이라면 희생(犧牲)은 따르겠지만 배화교 놈들을 섬멸(殲滅)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은 대륙상회 일에 연연하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무엇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자신에게는 대륙상회 일 말고도 해야 할일이 많지 않는가? 




“대륙상회가 배화교에 수중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이대로 물려나고 싶어. 도치나 악무룡도 부상을 당했으니 잠시 물려나서 쉬는 것도 좋겠지. 하지만 림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꼴을 보고 있으면 분노(忿怒)가 치밀어.........사해방의 육철량도 나쁜 놈이지만.........금산반도 나쁜 놈이야. 어떻게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 이런 짓을 벌이지. 아무리 뜻이 좋아도 그래. 아무것도 모르고 죽어간 사람들은 뭐냐 말이야. 그들의 희생은 어디서 보장 받지. 휴~”


“..............”


“그만 두자. 또 흥분한 모양이다. 내 코가 석자인데 남 걱정이나 하고 있느니 나도 한심도 놈이다. 말이 뒤죽박죽인데.........무경! 이렇게 하자. 대륙상회가 배화교나 배화교에 협력하기로 한 사해방의 수중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물려나자. 나도 동료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대륙상회 일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아.” 




풍운이 말을 끝내고 주위를 돌아보니 사우나 마수 등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도치나 무룡은 끼어들고 싶어도 끼어들 힘이 없었고, 평소에 말이 없는 사우는 말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마수와 천유까지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모두들 풍운을 믿고, 풍운이 어떤 선택을 하던 자신들을 따라갈 준비가 되어있었기 말이 없는 것이다.




“운랑의 뜻은 알았어요. 이렇게 하죠. 배화교를 뒤를 쫒고 있는 이막수님 일행과 흑도연합군과 함께 있는 유미림님 일행을 모두 불려서 의견을 들어보는 거예요.” 


“하긴 나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마수님........모두 모이라고 연락해 주세요. 저는 림산의 돌아보고 올게요.” 




풍운은 말을 마치자 다른 사람이 붙잡을 사이도 없이 다시 창문으로 통해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계속>>




ps : 아무래도 ‘칠백년의 약속’이라는 부제는 잘못 붙인 것 같아요. 이야기가 이렇게 길게 진행될 줄 않았으면 중간에 다른 부제를 붙이다가 지금쯤에 등장하면 적당할 것 같았는데 말이죠. 하지만 뭐~ 부제 정하는 것도 골치 아프니까 그냥 이대로 밀고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해요. 여기서 질문 하나? 지금까지 진행된 ‘칠백년의 약속’을 10부씩 자른다면 무슨 제목이 좋을까요?




---------------- 작 가 주 -------------------------




**위패(位牌) : 신주(神主) 또는 목주(木主)라고도 한다. 주로 밤나무을 깎아 만들며 본신(本身)의 규격은 높이 1자[尺] 2치[寸], 너비 3치, 두께 1치 2푼[分]이며, 머리 부분의 5치 정도를 깎아서 둥글게 만든다. 앞면은 분(粉)가루에 아교를 섞어


발라 희게 만들어 이것을 분면(粉面)이라 하고, 뒷면은 한가운데에 길이 6치, 너비 1치 정도를 4푼 깊이로 파서 이것을 함중(陷中)이라고 한다. 받침은 사방 4치에, 두께를 1치 2푼으로 하고 위에 홈을 파서 신주를 세워 받친다. 그리고 독(:함과 같은 것)을 만들어 그 안에 넣는다. 




장례를 마치고 나서 붓으로 써서 작성하는데, 이것을 제주(題主:신주를 쓴다는 뜻)라고 한다. 신주는 받들고 집으로 돌아가서 궤연(&#20960;筵)에 모셨다가 3년상을 마친 뒤에 사당(祠堂)에 봉안한다. 




가묘(家廟) 이외의 단(壇)·묘(廟)·서원 같은 곳에도 패를 봉안하는데, 예를 들면 사직단(社稷壇)에는 사신(社神)과 직신(稷神), 공자묘에는 공자를 비롯한 많은 성현을, 각 서원에는 명신(名臣)·의사(義士)의 위패를 봉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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