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93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93(칠백년의 약속)-26




금막비가 힘든(?) 밤을 보내고 새벽에 깨어났다. 잠깐 졸았던 모양이다. 금막비는 나른한 시선으로 옆을 보니 당령의 벌거벗은 상태로 만족한 미소를 머금고 편안하게 잠들어 있다. 어제 밤 당령은 스스로 최음제를 먹고 자신을 찾아왔고 자신은 끝내 당령을 거부하지 못하고 자신의 여자로 만들었다. 예전부터 자신을 사랑하는 당령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알량한 자존심과 죽인 부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당령의 사랑을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얻기 위해 스스로 최음제까지 먹고 찾아온 당령의 처절한 몸부림을 보고는 도저히 당령을 거부할 용기가 나지 없었다. 금막비는 먹이를 먹고 만족한 잠에 빠진 고양이처럼 귀엽고 아름다운 당령을 보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휴~ 나쁜 자식........어제 밤에 그렇게 힘들게 하더니 자기는 편안히 자고 있군.” 




최음제에 취한 당령은 새벽이 다되도록 금막비를 놓아주지 않고 끝없이 금막비의 품으로 파고들고 금막비는 당령을 거부하지 않고 그녀가 만족할 때까지 사랑해 주었다. 금막비는 살살한 새벽공기에 당령이 취울 것 같아 이불을 덮어주려다가 이불에 떨어진 혈화(血花)를 발견하고 머리를 긁적거린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당령은 자신에게 순결을 받쳤고 이불에 핀 혈화는 그걸 말해주는 증거였다. 금막비는 머리를 흔들었다. 당령의 아름다운 나신(裸身)과 혈화를 보자 다시금 욕정이 솟구쳤기 때문이다. 금막비는 자신의 욕망을 애써 억누르고 당령의 몸을 덮어주었다. 




“아음~” 




금막비가 이불을 덮어주자 당령은 덥다는 듯이 이불을 걷어차며 옆으로 돌아누워 침상을 더듬거린다. 금막비는 코끝을 찡그리며 당령를 바라보고 있으니 침상을 더듬거리던 당령이 살며시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일어났어.” 


“누구?.........어~ 형부?........형부가 왜 침상에 있어요?” 




당령은 금막비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점점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지더니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긴다. 처음에는 잠이 덜 깬 상태라서 제대로 상황파악을 못했지만 금막비가 벗고 있는 모습을 보자 어제 밤 일이 생각난 것이다. 금막비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이불속에 숨은 당령을 바라보다가 헛기침을 한다. 




“험험~ 당령.........날이 밝았다. 그만 일어나야지.” 




금막비의 말에 이불이 약간 들썩거리더니 당령이 얼굴만 살짝 내밀었다. 




“혀........형부..........잠깐만 나가 계세요.” 


“왜? 창피해서 그래.” 


“예!” 




당령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금막비는 피식 웃더니 당령이 숨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당령은 금막비가 이불을 들추고 들어와도 부르르 떨기만 할뿐 새색시처럼 얌전하게 있었다. 금막비는 부들부들 떨고 있는 당령을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당령........우리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말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서로를 위해 살자. 앞으로 당령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할게. 대신 당령도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닫쳐도 나를 믿고.......따라주면 고맙겠어. 그렇게 할 수 있겠어.” 




금막비의 속삭임에 당령은 금막비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형부........저를 받아주시는 건가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바보?........내가 당령을 받아준 것이 아니라..........당령이 못난 나를 받아 준거야. 당령은 부족하기만 한 나에게 너무나 큰 사랑을 주었어. 그러니까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당령이 아니라 나야. 그리고 이제는 형부라고 부르지 마. 우린 이제........부부가 되었잖아.”




금막비가 당령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당령은 눈물을 흘리며 금막비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흐흐흐흐흑~”


“울지 마........왜 울어?”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그래 오늘까지만 울어........대신 앞으로는 절대 울지 마. 알아지.” 


“예! 알았어요. 이제 울지 않을게요. 절대 울지 않을 게요.” 




금막비는 울고 있는 당령의 얼굴을 들어 눈물을 닫아주었고 당령은 촉촉하게 젖은 눈길로 금막비를 바라본다. 금막비는 당령이 너무나 아름다워 당령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니 당령의 팔이 금막비의 목을 감는다. 금막비는 작은 새처럼 품속을 파고드는 당령을 안아주며 혀를 내밀어 당령의 입으로 들어가니 당령은 어제 밤과는 다르게 금막비를 혀를 피해 도망쳐버린다. 금막비는 한손으로 당령의 머리까락을 쓸어주며 나머지 한손으로 젖가슴을 애무하니 당령은 깜짝 놀라 혀를 내밀었고, 금막비는 자신의 혀와 입술로 당령의 혀를 소리 나게 빨아주었다. 




“쪽~ 쪽~” 


“음~ 음~” 




당령은 심장이 뛰고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느껴지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금막비는 당령을 눕히고 당령의 위로 올라가 당령의 눈과 귀를 입술로 빨아주니 당령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거친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어제 밤 약에 취해 저돌적으로 금막비의 품속을 파고들던 당령의 모습이 아니다. 




“하이..........하이............어떻게. 아흑~” 




당령의 상체가 들리며 부르르 전율한다. 당령은 분명히 새벽이 다 되도록 금막비와 황홀한 밤을 보냈지만 약에 취해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지금은 금막바의 작은 손놀림과 숨소리하나까지도 온몸에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 금막비는 당령의 조그만 젖꼭지를 깨물었고 당령은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를 억지로 참고 있다. 금막비는 신비한 대지를 탐험하듯 당령의 몸을 탐험하기 시작했고, 당령은 금막비의 입술이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른다. 




“당령........힘 빼.” 




금막비는 당령이 힘을 주고 다리를 벌리지 않자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이니 당령은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을 풀려버린다. 금막비는 당령의 위로 올라와 그녀의 깊은 계곡에 자신의 물건을 가져갔다. 




“아흑~ 난 몰라........아음~ 어떻게 좀........아아아~” 




금막비의 물건이 계곡을 자극하자 당령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며 다량의 물을 토해낸다. 




“헉~ 아파.......아흑~” 




당령의 몸이 한순간 정지되었다. 심연처럼 깊은 밑바닥에서 생살이 찢어지는 고통과 알 수없는 환희가 동시에 올라왔기 때문이다. 금막비는 땀에 젖는 당령의 젖가슴을 애무하다가 그녀의 입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인다. 




“아음~ 아~ 아흑~” 




당령은 금막비의 움직임에 따라 잘 조율(調律)된 악기처럼 달콤한 신음소리를 냈고, 금막비는 노련한 악사처럼 당령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헉~ 헉~ 당령.........나올 것 같아.” 


“아흑~ 아악~” 




금막비가 당령의 깊은 곳에 욕망의 찌꺼기를 배출하자 당령은 금막비와 함께 쾌락의 세계로 빠져든다. 




금막비는 옷을 입고 당령이 머물던 군막(軍幕)에서 새 옷을 가져다주었다. 당령이 어제 밤에 입고 있던 옷이 찢어버렸기 때문이다. 당령은 금막비가 자리를 피해주자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와 보니 금막비가 새벽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제 금막비는 자신의 남자가 되었다. 드디어 어릴 적부터 남몰래 사모하던 금막비의 부인이 된 것이다. 모든 것을 걸고 사랑했기에.........그의 사랑을 얻었기에 후회 따위는 없다. 집안에서 아무리 반대를 한다 해도...........남들이 뭐라 해도 금막비만 옆에 있다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당령은 살며시 금막비의 등을 안아준다. 금막비는 뒤를 돌아 당령을 안아주며 떠오르는 태양을 지켜보았다. 




당령과 금막비가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시간..........흑도연합군을 지휘하는 초하벽에게 다급한 소식이 전해졌다. 림산에 정채를 알 수 없는 병사들이 나타나 사해방 무사들과 림산일대에 새로이 장사를 시작한 상인들을 잡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초하벽은 무사의 소식을 듣자마자 곽지향과 금막비를 불렸다. 초하벽의 군막에 곽지향이 먼저 나타나고 금막비와 당령이 다정한 모습을 나타났다. 곽지향은 당령과 금막비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어제 밤에 둘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대충 예상할 수 있었다. 초하벽은 아침에 무사에게 들었던 림산의 상황을 곽지향 일행에게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지향소저........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요. 그들이 사해방 무사들을 공격했다면 최소한 사해방과 한편은 아니겠죠. 또한 병사들이 잡아들이고 있다는 상인들은 어제 림산에 들어온 상인들입니다.” 


“음~ 사해방과 한편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죠?” 




초하벽의 질문에 금막비는 깊은 생각에 잠긴다. 




“중원 무림에 철갑으로 무장한 부대는 사사천교의 사사철기군이 유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들은 사해방 무사들을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겠지만 대륙상회를 돕기 위해 관군(官軍)이 출동했을 가망성이 많습니다.” 




금막비의 말에 초하벽이 미간을 찌푸린다. 




“음~ 관군이라?.........그럴 수도 있겠군요. 철갑무장군이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니 무림 세력이라기보다는 관군이 가망성이 많아요........또한 사해방을 무사들을 잡아들이고 있다면 최소한 사해방 편은 아니라는 말이 되겠죠?”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냥 두고 보시겠습니까?” 


“처남에게 특별한 연락도 없었고.........우리가 전면에 나서기도 곤란한 입장이니 그냥 두고 보아야죠.” 




림산 외곽에 주둔하고 있던 흑도연합군과 곽지향 일행도 사우일행처럼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풍운을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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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산을 있던 사해방 무사들을 쫓아내고 림산을 장악한 금이와 철갑기동군은 육철량에 집에 잡혀 있던 대륙상회 상인들을 풀어주고 사로잡은 사해방 무사들과 상관장로를 따르는 상인들을 뇌옥에 감금했다. 하루라는 시간동안 림산의 주인이 또다시 바뀐 것이다. 금이는 부하장수들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새롭게 림산에 들어온 상인들을 모두 생포하여 뇌옥에 감금했습니다.” 


“육철량의 집과 림산에 남아있던 사해방 무사들도 모두 잡아들어 뇌옥에 감금했습니다.”


“육철량과 사해방잔당들은 아직까지 산에 숨어 있습니다.”




금이는 보고가 끝나자 생각에 잠긴다. 악양왕과 금산반은 사해방 무사들을 섬멸(殲滅)하고 반역을 무리를 생포해 달라고 부탁했다.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육철량과 사해방 잔당들 그리고 핵심반역자인 상관장로를 아직 붙잡지 못했다. 하지만 사해방 무사들을 몰아내고 상관장로를 따르는 대부분의 반역자들을 잡아들었으니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 이제 나머지 일은 금산반이 알아서 할일이다. 막말로 밥상 차려주었으니 밥은 스스로 떠먹으라는 말이다. 금이는 아군(我軍)의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육철량을 감시하고 있는 병사들과 림산을 감시할 병사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병사들에게 휴식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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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깔리는 시간에 림산을 향해 바람처럼 달리는 한 마리 말이 있었다. 붉은 털을 휘날리며 화살처럼 달려가는 말에는 두 명의 남녀가 다정하게 앉아 있었다. 아침에 객점을 출발한 풍운과 무경이 드디어 림산에 도착한 것이다. 림산에 도착한 풍운은 거리에 감도는 기운을 보고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림산이 사해방의 반역으로 초토화되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쥐 죽은 듯이 정작만 감돌지는 않았다. 최소한 사해방 무사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림산은 길가는 사람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도 없고 집집마다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풍운과 무경은 일단 도치일행이 머물고 있는 객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객점의 모습도 이상하다. 한쪽 벽이 무너져 방안의 잡동사니까지 환히 보이는 것이다. 더구나 그 방은 도치일행이 머물던 방이다. 풍운은 마음이 급해져 객점으로 달려갔다. 풍운은 객점을 청소하고 있던 점소이에게 도치일행의 행방을 물어보았다.




“아~ 그분들이요. 지금 다른 방에 머물고 계세요.” 




점소이는 풍운과 무경을 사우일행이 머물고 있는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사우는 부상이 심한 악무룡과 미혼약에 취해 아직까지 기력(氣力)을 회복하지 못한 천유를 보호하고 있었다. 풍운이 점소이의 안내를 받아 문을 두드리자 사우는 바짝 긴장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옆에 있던 도(刀)를 잡았다. 사우는 긴장한 손놀림으로 조심스럽게 문을 열어보니 문밖에는 자신들이 기다리던 풍운과 무경이 있었다. 




“풍운님이 오셨군요.........어서오세요.” 




사우가 긴장을 풀고 반갑게 인사를 하자 풍운은 사우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 방안을 살펴보니 무룡과 천유는 침상에 다정(?)하게 누워있는데 도치와 마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안녕하세요. 사우님!........그런데 어찌 분위기가?........도치와 마수는 어디 갔죠?” 




풍운은 방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고 질문을 하자 사우는 곤혹스러운 얼굴로 쓰게 웃는다. 평소 말소가 적고 말주변이 없는 사우는 지금까지의 사건을 설명할 자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세요.” 




사우가 한걸음 물러나 길을 비켜주자 풍운과 무경은 방안으로 들어갔다. 사우는 문을 닫고 풍운과 무경에게 의자를 주고는 침상으로 갔다. 




“무룡.........천유! 풍운님 오셨어요.” 




사우가 잠자고 있는 무룡과 천유를 깨우자 무룡과 천유가 힘들게 일어난다. 




“어? 왔어. 아~” 




무룡은 풍운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다시 침상에 쓰려진다. 갑자기 움직이려니 상처가 벌어지며 통증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천유는 잠에서 깨어나 침상에서 내려왔다. 정소가 협소(狹小)하고 사우혼자서 두 사람을 지켜야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없이 무룡과 같은 침상에 누워있었지만 다른 사람(?)이 온 이상 무룡과 한 침상에 있다는 것이 쑥스러운 모양이다. 천유가 일어나자 재빨리 사우가 천유를 부축해 주었다. 




“괜찮아요.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천유는 사우의 손을 뿌리치고 의자에 앉았다. 




“풍운님과 무경님도 앉으세요.” 




천유의 말에 풍운은 무경을 의자에 앉히고 자신은 침상으로 다가가 악무룡을 살펴보았다. 악무룡은 이불을 덮고 있기 때문에 상처는 보이지 않지만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한 것으로 보아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디 아파. 얼굴색이 창백해.” 


“죄송합니다. 저번에 무림맹과의 전투에서도 짐만 되더니........향상 중요한 순간에 도움도 드리지 못하고 이 모양이네요.” 


“다친 모양이구나. 일단 쉬고 있어. 건강이 우선이지.” 




풍운은 무룡이 한마디 하는 것도 힘들어하자 무룡을 눕히고 무경 옆에 앉았다. 




“도치나 마수는 보이지 않고........천유님이나 무룡님은 정상이 아니고........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풍운이 질문하자 천유가 사우를 힐긋 쳐다보니 사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은 설명할 자신이 없으니 천유보고 설명하라는 말이다.




“휴~ 간단하게 설명할게요. 살수(殺手)들이 공격했어요. 무룡님은 부상을 입었고 저는 미혼약에 취했어요. 도치님은 무룡님에 대한 복수를 하시겠다고 살수(殺手)들을 쫓아갔어요. 미혼약에 취한 저와 무룡님의 치료가 끝나자 마수님은 아침에 도치님을 쫓아갔어요.” 




천유는 아직 정상이 아니라 사건의 요점만 간략하게 설명했다. 




“무룡님의 부상은 어느 정도죠. 설마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겠죠? 그리고 천유님은 어때요. 지금은 괜찮아진 겁니까?” 


“저는 많이 좋아졌어요. 내일쯤이면 활동하는데 지장이 없을 겁니다. 무룡님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장기간 요양(療養)하셔야 한다고 합니다. 걱정되는 사람은 살수들을 쫓아간 도치님이에요. 마수님이 뒤늦게 쫓아가기는 했지만 어떻게 됐는지 걱정이네요.” 


“살수들이 어제 밤에 온 겁니까?” 


“예! 어제 밤에 왔었어요?”




천유의 말에 풍운이 주먹을 쥐고 떨고 있는데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너무 힘을 주어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수들이 어제 왔었다고 한다. 자신이 술에 취해(?) 무경과 편안한 밤을 보내고 있는 시간에 도치일행은 살수들의 습격(襲擊)을 받아 생사(生死)를 건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자신이 술을 마시지 않고 서둘러 왔다면 일이 이렇게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풍운은 모든 일이 자신의 잘못만 같았다. 서둘러 왔다면 어제 밤에 도착했을 것이며.........자신이 같이 있었다면 일이 이런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경은 조용히 풍운의 어깨에 손을 얻었다. 




“운랑.........무룡님도 무사하시고 도치님도 마수님이 가셨으니 무사하실 거예요. 지금 중요한 것은 주변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우는 거예요. 먼저 도치님과 마수님의 소식을 알아보는 일이 우선이겠죠. 두 번째로 림산의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세워야 해요.” 




풍운은 무경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고 있다. 스스로를 자책(自責)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도치와 마수의 소식을 알아보고 잘못되었다면 거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림산의 상황이 심상치 않으니 림산의 상황을 알아보고 앞으로의 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휴~ 그래. 앞으로의 일이 중요하겠지. 사우님........혹시 마수나 도치에게 연락이 없었나요?” 




풍운의 질문에 사우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직 연락이 없어요.” 


“그래요!......림산의 일은 차후(此後)문제에요. 지금은 도치님과 마수님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무경!” 


“말씀하세요.” 


“사우님이나 천유님께 림산의 상황을 듣고 생각해봐. 나는 도치님을 쫓아가볼게.” 


“아니 지금 당장 가시겠다는 말씀이세요?” 


“늦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돌아올게. 사우님.” 




풍운이 사우를 부르자 사우가 재빨리 대답한다. 




“말씀하세요.” 


“제가 없는 동안 무룡님과 무경을 부탁해요. 물론 천유님도요.”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다녀오세요.” 




풍운이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하자 무경이 일어나 풍운을 잡았다. 




“조심하세요. 그리고 혹시 도치님이나 마수님을 찾지 못해도 아침까지는 돌아오세요. 아셨죠.” 


“알았어. 무경은 림산의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방안을 생각해봐~ 간다.” 


“풍운님...........살수들의 흔적은 객점 지붕에 남아 있을 거예요.” 




천유의 말에 풍운은 고개를 끄덕거리고 지붕으로 올라가보니 말라붙은 핏자국들이 보인다. 풍운은 제6차 아즈나 차크라를 각성한 이후 제3의 눈이라 불리는 신안(神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치와 살수들의 핏자국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풍운이 수라마령신공을 끌어올려 음양비를 실천하니 풍운의 모습이 지붕에서 바람처럼 사라져버린다. 풍운은 신안(神眼)으로 핏자국들을 따라 도치와 냉하상이 대결한 들판에 도착했다. 




“이건 도치의 혈무부법의 흔적이고........잠깐만 이건..............광풍천인도와 일점홍의 혼적이잖아.” 




풍운은 들판에 펼쳐진 흔적들을 보고 잠마동에서 보았던 수많은 무공들이 중에 광풍혈인도와 일점홍을 생각해냈다. 잠마동 석벽에 새겨진 해설에 의하면 광풍천인도와 일점홍은 신강일대를 기점(基點)으로 활동하는 살수문파인 천인살막의 무공이라고 했다. 그럼 신강에 있는 천인살막이 중원까지 와서 장사(?)했단 말인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풍운은 들판을 지나 폐가(廢家)에서 또다시 싸움의 흔적을 발견했다. 이상한 것은 폐가(廢家)가 남아 있는 혈무도법의 흔적이 들판에 남아있던 흔적보다 보다 더욱 선명하며 위력적이라는 것이다. 도치는 객점과 들판에서 악전고투(惡戰苦鬪)를 치루고 폐가(廢家)에 와서 또다시 전투를 벌었다. 도치가 아무리 강철 같은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내공이 고갈(枯渴)되고 치지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들판에서보다 폐가(廢家)에서 펼친 혈무도법이 더욱 위력적이었다는 것은 쉽게 설명이 되질 않는다. 




풍운은 폐가(廢家)를 지나 도치가 치료했던 장소를 발견했다. 이곳에서 도치는 내상과 상처를 치료한 모양이다. 풍운은 피의 흔적을 쫓아 도치가 오영(五影)과 싸운 마을에 도착했는데 풍운이 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축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풍운은 어둠에 구애받지 않는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치가 싸운 흔적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혈무부법외에 마령월광도법의 혼적이 발견되었다. 마령월광도법은 사우가 사용하는 무공이다. 이건 또 어떻게 된 것일까? 사우 외에 마령월광도법을 익힌 고수가 또 있단 말인가?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발견되었다. 혈무도법의 흔적이 폐가(廢家)에서보다 지금이 더 완벽하고 위력적이라는 것이다. 풍운은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다시 한번 싸움의 흔적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도치야..........도치가 마령월광도법을 펼친 거야. 얼마나 급박한 상황이었으며 혈무부법이 아니라 마령월광도법을 사용한 거지. 그런데 도치가 언제 월광도법을 익혔나? 그리고 혈무도법의 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 휴~ 답답하군.” 




풍운이 길가에 남아있는 많은 발자국과 핏자국들을 정밀하게 분석해보니 어떤 사람이 도치를 부축하고 어딘가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도치를 부축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 마수일 것이다. 도치를 쫓아오며 마수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풍운은 마을에 있는 작은 객점 앞에 있었다. 마수와 도치의 흔적이 객점 앞에서 끊어졌다. 풍운은 너무 늦은 시간이라 점소이를 부르지 않고 음양비로 객점의 지붕위로 올라간 다음 수라마령신공을 끌어 올려 귀에 집중했다. 잠시 후에 풍운의 귀에 주위일대의 모기만한 소리까지 들리기 시작한다. 풍운은 그중에서 벌레들의 소리 등 잡음을 제거했다. 어디서 부부싸움을 하는지 남자와 여자가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풍운은 소리가 들리는 범위를 객점 주위로 압축해보니 객점에서 미세한 신음소리가 들린다. 풍운은 신음소리가 들리는 방을 확인하고 지붕위에서 몸을 날려 신음소리가 들리는 창문으로 날아갔다. 




“피우~” 




풍운이 창문으로 접근하려는 순간적으로 부채가 창문을 뚫고 풍운을 향해 날아온다. 풍운은 수라마령신공을 금나수로 변환하여 부채를 잡아채고 창틀의 작은 틈에 발끝을 걸치며 착지했다. 강맹한 강기(剛氣)와 함께 날아오는 부채를 가볍게 잡는 것이나 발끝만으로 몸을 지탱하는 일련(一連)의 동작들이 간단하게만 보일지 모르지만 이것은 수라마령신공과 음양비가 12성의 경지에 도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풍운은 손에 있는 부채가 마수의 무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풍운입니다.........안에 있는 분이 마수님........이런~” 




풍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창문에 구멍이 뚫리며 차가운 기운을 머금은 장력(掌力)이 가슴을 향해 날아온다. 풍운은 당황하지 않고 양손을 가슴을 모아 둥글게 돌리니 가슴을 향해 날아오던 장력(掌力)이 풍운의 가슴으로 모아지더니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다. 풍운이 수라마령신공의 인(引-끌다)결로 장력(掌力)을 끌어들이고 도(挑-휘다)결로 장력(掌力)의 진행 방향을 바뀌어버린 것이다. 




“설마..........일사님........정말 일사님이 오신 겁니까?” 




풍운이 장력(掌力)을 다른 곳으로 날려버리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창문이 부셔지며 마수가 나타났다. 




마수는 혹시 모를 천인살막의 공격에 대비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부상당한 도치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창밖에서 인기척이 났고............긴장하고 있던 마수는 풍운을 살수로 착각하고 부채로 공격한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너무나 쉽게 자신의 공격을 막아내자 장(掌)으로 상대를 공격한 순간 풍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발출한 장력(掌力)을 회수하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 한번 발출된 장력(掌力)을 회수(回收)하면 오히려 자신을 공격한 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수님이군요. 다행이네요. 저는 다른 사람이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풍운은 창문을 통해 방안으로 들어왔다. 마수는 풍운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 풍운이 자신을 공격을 모두 막아낸 모양이다. 




“일사님이 오셨군요. 윽~ 후아~ 후~” 




도치는 온몸구석구석에서 전해오는 고통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계속된 악전고투(惡戰苦鬪)로 살아있는 차제가 기적(奇迹)이라고 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으니 당연할 것이다. 침상에 누워있던 도치는 풍운을 알아보고 아픈 몸을 억지로 일으켰고 풍운은 재빨리 달려가 도치를 부축했다. 




“많이 다쳤어.” 


“이정도야........윽~ 아무 것도 아니죠. 아~” 




도치는 말하는 와중에도 신음소리를 낸다. 




“일단 누워있어. 마수님과 잠깐 이야기 좀 하고 올게.”




풍운은 도치를 침상에 눕혀지고 마수를 돌아본다. 




“어떻게 된 거죠?” 


“일단 앉으세요.” 




마수는 풍운에게 의자를 내주고 자신도 자리에 앉았고 풍운이 자리에 앉자 마수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제가 도착했을 때..........저 상태였습니다. 아마 제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어도 위험했을 겁니다.” 


“............” 


“제가 도착해서 보았던 상황을 말씀드리면.......도치님은 천인살막의 살수들로 보이는 다섯 놈과 싸우고 계셨어요.”




마수는 자신이 도착했을 때의 상황과 도치와 냉하상이 나누었던 대화를 말해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천인살막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풍운은 마수의 설명 중에서 의문사항을 물어본다.




“냉하상이라는 여자가 천인살막의 막주인가요?” 


“예! 맞습니다.” 


“그 여자가 청부를 철회하겠다고 했어요?” 


“믿을 수는 없지만 그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도치는 뭐라고 해요.” 


“아무 말씀도 안하세요. 냉하상에 대해서 물어봐도 말씀이 없고, 누구랑 싸웠는지 질문해도 대답이 없으세요.” 


“그래요?” 




풍운은 침상에 누워있는 도치를 돌아본다. 도치는 단순하며 솔직담백한 사람이다. 남을 속이거나 마음속에 있는 말을 감추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냉하상이라는 여인이나 살수들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언가 사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풍운은 다시 마수에게 고개를 돌렸다. 




“천인살막은 신강을 주무대로 활동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놈들이 왜 중원에 나타난 거죠.” 


“배화교는 중원무림 정복에 앞서 신강무림을 평정(平定)했습니다. 먼저 집안단속부터 하자는 것이었죠. 그 과정에서 신강에 있는 무림세력들은 배화교에 굴복(屈伏)하고 배화교에 흡수되거나 끝까지 굴복하지 않는 문파는 멸문의 화를 당했습니다. 물론 그중에서 후일을 도모하고 지하로 숨어들거나 다른 곳으로 도망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마 천인살막은 후일을 도모하며 배화교를 피해 중원으로 흘려들어왔을 겁니다.” 


“음.............그럴 수 있겠군요. 혹시 마수님은 광풍천인도와 일점홍이라는 무공을 알고 계세요.” 


“천인살막의 무공으로 오직 막주만이 익힐 수 있는 무공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냉하상이라는 여인이 천인살막의 막주라고 했죠. 들판에서 광풍천인도와 일점홍의 흔적을 발견했어요. 도치는 냉하상이라는 여인과 들판에서 대결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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