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SF

천상(天上)의 향기 - 181부

본문

천상(天上)의 향기 181(칠백년의 약속)-15




한편 진을 벗어나 신호탄을 터트린 이살과 30여명의 혈영대 무사들은 안개 속에서 엄청난 함성과 함께 각종 병장기 소리를 듣고 무기를 잡았다. 잠시 후 안개가 걷히며 안개속의 상황이 들어나는데 소림사 중들과 곤륜의 도사들로 보이는 놈들이 흑풍대를 공격하고 있다. 흑풍대는 무슨 일이지 몰라도 이미 많은 수가 부상을 당해 중과 도사들에게 일방적으로 도륙(屠戮)하고 있었다.. 특히 다른 중들보다 어려보이는 중놈의 권(拳)과 장(掌)에 흑풍대 무사들이 번번한 저항도 못하고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나가떨어진다.




“빌어먹을.............역시 함정이었다.”


“이살님 어떻게 합니까? 당장 흑풍대를 구출해야 하지 않습니까?”


“잠깐만.........이대로 돌격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15명씩 두개조로 나눈다. 너희 15명은 적의 후미(後味)를 치고 들어가라..........그럼 우린 적군(敵軍)이 당황한 사이 정면을 공격하겠다.”


“알겠습니다.”


“잠깐.........목숨 걸고 싸우라는 말이 아니야. 최대한 시간을 끌라는 말이야. 무슨 말이지 알지. 너희들은 치고 빠지며 시간을 끌어주면 돼. 알지.”


“예~ 알겠습니다.”




15명의 혈영대 무사들은 이살의 지시대로 무림군의 후미(後味)쪽으로 전력을 다해 달려갔다. 이살은 남아있는 무사들과 눈빛을 교환한 다음 무기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제 15명의 특공대가 적(敵)의 후미를 교란(攪亂)하면 자신들은 정면으로 치고 들어가 무림군에 포위당한 흑풍대를 구출해야 한다. 




15명의 혈영대 무사들은 폭풍처럼 흑풍대 무사들을 몰아붙이고 있는 도사들과 중들의 후미(後味)로 치고 들어갔다. 




멀리 곤륜산에서 온 곤륜파의 도사에게 혈영대 무사의 검(劍)이 날아왔다. 도사는 보법으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검(劍)을 피한 다음 자신도 검(劍)으로 반격을 한다. 검(劍)과 검(劍)이 충돌하면 불꽃이 피어나고 반월(半月)처럼 생긴 혈영대 무사의 검(劍)이 미끄러지듯 흘려내려 도사의 허벅지를 베어버린다. 도사는 기묘(奇妙)하게 변하는 혈영대 무사의 초식을 피하지 못하고 다리가 베어져 비틀거렸고........혈영대 무사는 비틀거리는 도사의 가슴을 베어버리니 도사의 가슴에서 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지며 넘어간다. 혈영대 무사는 바로 소림의 중으로 보이는 중에게 달려가려 했다. 그런데 바로 옆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다른 도사가 혈영대 무사의 등을 향해 검(劍)을 찔려왔다. 혈영대 무사는 날렵한 동작으로 검(劍)을 피한다음 멀리 도망쳐버린다. 혈영대 무사들의 목적은 목숨 걸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교란(攪亂)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흑풍대를 공격하던 무림군의 후미(後味)쪽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흑풍대를 공격하던 홍인일행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살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15명의 혈영대 무사들과 함께 정면으로 돌격했다.




“돌격..........길을 뚫는다...................화령마검”




이살은 화령마공을 끌어올려 검(劍)에 주입한 다음 화령마검을 펼치니 붉은 검영(劍影)들이 선두에서 흑풍대 무사들을 상대하고 있던 홍인에게 날아갔다. 홍인은 살이 타는 듯한 열기(熱氣)를 머금은 검영(劍影)들이 자신의 등을 향해 날아오자 금강부동신법으로 검영(劍影)들을 피한다음 백보신권으로 상대에게 반격했다. 하지만 상대도 가볍게 회전하며 백보신권을 피한다음 자신의 당문혈(가슴)을 공격한다. 지금까지 상대했던 놈들과는 다르게 만만치 않는 놈이다. 홍인은 차갑게 웃으며 백보신권을 연속으로 쳐내니 바위도 부셔버릴 것 같은 강맹한 주먹이 이살의 검영(劍影)을 부셔버리고 이살의 가슴을 향해 날아간다. 




“빌어먹을.........내공에서 밀리는군.”




이살은 눈살을 찌푸리며 마영보로 홍인의 주먹을 피하며 빠르게 물려났다. 화영마검은 배화교 십대마공의 하나로 소림의 백보신권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무공이다. 오히려 잔악(殘惡)하고 패도적인 면에서 본다면 화영마검이 백도신권을 능가할 것이다. 하지만 같은 무공이라도 펼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는 법이니........내공이 높은 홍인이 펼치는 백도신권은 이살이 펼치는 화영마검을 힘으로 제압해 버리는 것이다. 또한 이살의 목적은 흑풍대를 구출하는 것이지 홍인과 끝을 보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목술 걸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홍인의 주위만 끌어주면 된다. 이살이 홍인을 붙잡고 있는 사이 다른 혈영대 무사들은 무림군의 포위망을 뚫고 흑풍대와 함유하는데 성공했다.




“다들 정신 차례...........우리를 따르라.........혈영대와 함유한다.”




혈영대 무사들은 흑풍대 무사들을 정비하고 자신들이 앞장서서 혈영대 무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흑풍대 무사들을 이끌고 갔다. 현재 혈영대와 흑풍대는 둘로 나눠진 상대에서 각개격파(各個擊破)를 당하고 있다. 이건 자신들에게 절대 불리한 전투다. 일단 혈영대와 흑풍대가 하나로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 혈영대 무사들이 길을 열자 지금까지 제대로 된 반격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던 흑풍대 무사들도 사기가 충전(充塡)하여 혈영대 무사들의 뒤를 따른다.




전투(戰鬪)란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공동의 적(敵)을 물리치는 것이다. 하지만 각자 생각이 틀리고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힘을 합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조직들이 힘을 합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투에서는 만인(萬人)을 휘어잡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한 수장이 필요한 법이다. 




무림군은 백도 무림의 구파일방과 칠대세가가 합친 연합군으로 홍인, 현원자, 화원명이 나누어 지휘하고 있는데 세 명의 지휘자들 모두가 부대를 지휘하기 보다는 자신과 맞상대하는 놈과의 대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렀다고 무림군이 란의 지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란은 무림군의 군사일 뿐이지 수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지휘자를 잃어버린 무림군은 처음과는 달리 각 문파 및 세가무사별로 배화교를 상대하고 있어 효과적인 공격을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처음에는 무림군의 함정에 빠져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던 배화교 무사들은 하나의 진형을 이루고 무림군을 압박하고 있다. 




란은 초조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하나로 힘을 합친 배화교 무사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




혁린무는 아수라진백마공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도(刀)에 내공을 주입하고 암흑의 기운으로 화원명을 날려 버렸다. 조금만 더 시간이 있으면 화원명을 베어버리는 건데 상대가 자신의 의도를 미리 알고 공격하여 아수라진백마공과 폭풍도가 완벽하게 합쳐지기도 전에 반격하여 힘이 부족했다. 그런데 진한 살기를 머금은 또 다른 검(劍)이 자신의 제문(가슴)혈을 향해 날아온다.




“흥~ 비겁하게 합공을 하겠다는 거냐?.........그것도 좋겠지. 한번에 죽어주마.”




혁린무는 입술을 깨물고 아수라진백마공을 더욱 끌어올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영(劍影)을 향해 도영(刀影)을 뿌리니.......검은 도영(刀影)들이 폭풍처럼 현원자를 향해 날아간다. 현원자는 폭풍처럼 몰려오는 도영(刀影)들을 보고도 물려나지 않고 청명검에 내공을 주입하고 도영(刀影)속으로 파고들었다.




“저..........저런 무모한.........안돼.”




혁린무의 도(刀)을 피해 하늘 높이 솟구친 화원명은 현원자의 무모한 공격을 보고 깜짝 놀라 검(劍)으로 혁린무의 백회혈(머리)을 노리고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빌어먹을 자식들.........”




혁린무는 현원자에게 향하던 도(刀)를 회수하여 자신의 몸 주위에 도막(刀幕)을 쳤다. 그대로 공격했다면 현원자를 베어버릴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화원명의 검(劍)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콰콰콰콰쾅~” 


“윽~” 


“음~”




거대한 폭음과 함께 세 사람의 주위에 있던 무사들이 사방으로 날아가고..........짧은 신음소리가 들린다. 화원명은 입술을 깨물고 어깨를 잡고 있었고, 현원자는 미간을 찌푸린 상태에서 자신의 검(劍)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합공을 받았던 혁린무는 붉게 빛나는 눈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며 도(刀)를 움켜잡고 있는데 그의 손목을 따라 붉은 피가 흘러내린다. 도막(刀幕)으로 현원자와 화원명의 공격을 방비했지만 현원자가 가진 청명검은 도막(刀幕)을 찢고 들어와 혁린무의 팔에 상처를 입힌 것이다. 한편 현원자는 자신이 전력을 다했음에도 상대에게 가벼운 부상만 입히자 청명검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청명검은 쇠를 두부처럼 베어버릴 뿐만 아니라 웬만한 반탄강기나 도막(刀幕)도 베어비린다. 그런데 상대의 도막(刀幕)을 완벽하지 뚫지 못했다.




“킥킥킥~ 내 몸에 상처를 입혔단 말이지.......피를 보게 했단 말이지. 으아아악~”




혁린무는 자신의 피를 보고 괴성을 지르는데 마치 그 모습이 아수라(阿修羅)를 보는 것 같다. 혁린무의 몸이 검게 변하며 머리위로 검은 기울이 뭉클뭉클 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원명은 혁린무의 상대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빌어먹을.........늦었어..........놈이 아수라진백마공을 극성까지 끌어올렸어. 더구나 자신의 피가 마성(魔性)을 자극했으니.........이일을 어떻게 한다.”




화원명은 자신의 어깨의 상처를 지혈(止血)시킬 생각도 못하고 온몸의 기(氣)를 끌어올렸다. 화원명도 마지막 순간에 부상을 당한 것이다. 현원자도 혁린무의 심상치 않는 변화를 보고 청명검에 기(氣)를 주입했다.




“개자식........죽어버린다.”




현원자의 청명검이 살기를 뿌리며 혁린무의 운월(가슴)혈을 향해 날아가고, 이와 때를 맞추어 화원명의 검(劍)도 혁린무의 목을 향해 차가운 검영(劍影)을 뿌린다. 혁린무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두 자루 검(劍)을 보더니 도(刀)를 좌우로 크게 휘두른다.




“다 죽어..........죽으란 말이야...........폭풍폭혈파.” 


“피.........피해라.........도망쳐.”




혈영대를 지휘하던 삼살과 흑풍대를 이끌고 혈영대와 함유한 이살은 혁린무가 펼치는 폭풍폭혈파를 보고 도망치라고 소리친다. 혈영대와 흑풍대는 형오이살의 고함소리에 바다물이 갈라지듯 좌우로 갈라진다. 그들도 아수란진백마공과 합쳐진 폭풍폭혈파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혁린무의 도(刀)에서 시작된 검은 폭풍이 현원자와 화원명을 향해 성난 파도처럼 몰아친다. 화원명과 현원자는 바다에 떠다니는 조각배처럼 도(刀)의 폭풍우에 휩쓸려 멀리 날아가고 미처 피하지 못한 무림군 무사들은 걸레처럼 갈가리 찢어 사방으로 날아간다. 아수라진백마공과 폭풍도의 결합은 상상도 못할 위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란은 전장의 상황을 보고 하얀 피리를 불었다. 상대는 전열(戰列)을 정비해 한데 뭉쳐 효과적인 전투를 하는 반면 아군(我軍)은 겉으로 보기에 넓게 적(敵)을 포위 공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한데뭉친 배화교에게 오히려 각개격파를 당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더구나 어렵게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던 아군(我軍)의 한쪽 포위망이 혁린무의 무지막지한 공격으로 허물어져 버렸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아군(我軍)의 피해만 늘어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젠 다른 제2의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마지만 수로 후퇴명령을 내린 것이다.




“후퇴?.........하긴 제2의 함정이 있으니 이쯤에서 후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이살을 상대하고 있던 홍인은 란의 피리소리를 듣고 후퇴명령을 내렸다. 혁린무의 공격을 피해 멀리 물러났던 화원명과 현원자도 피리소리를 들었다. 화원명은 혁린무를 힐긋 바라보고 그대로 후퇴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현원자는 란이 이를 망루를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후퇴?.........저년이 미쳤나. 한참 싸우고 있는데 후퇴라니.”


“현원자........아쉽지만 후퇴하자. 홍인도 후퇴하고 있잖아.”




현원자는 화원명의 말을 듣고 이를 갈더니 마지못해 후퇴명령을 내린다. 홍인과 화원명까지 후퇴하는 마당에 자기혼자 싸우겠다고 고집을 부릴 수는 없지 않는가? 또한 란이 설치한 제2의 함정도 있으니 후퇴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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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군이 설치한 진밖에 몸을 숨기고 있던 대륙금위들은 무림군과 배화교간의 전투를 차가운 시선으로 치켜보고 있었다. 사실 전투가 시작되었을 때 부대장이나 다른 금위들은 무림군과 힘을 합쳐 배화교 놈들을 섬멸(殲滅)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장은 공격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무림군이 배화교에 밀리는 형국이라면 망설임 없이 무림군을 도와 배화교 놈들을 공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배화교 놈들은 무림군의 함정에 빠져 무림군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형국이었다. 자시들이 만일 전투에 끼어든다면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될 수 있고 배화교를 섬멸(殲滅)한 공(供)을 가로채려 한다는 오해(誤解)를 받을 수 있다. 대장은 그게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무림군과 배화교의 대결을 지켜보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하던 배화교가 전력을 정비하여 오히려 무림군을 밀어붙이고 있다.




“대장님.........지금이라도 나서합니다. 무림군이 밀리고 있지 않습니까?”


“기다려.........아직 우리가 나설 때가 아니다.”




대장의 명령에 부대장은 눈살을 찌푸리면 혼자서 중얼거린다. 대장의 명령이 마음에 안 들지만 거역할 수도 없으니 혼자서 중얼거리는 것이다. 대장은 무림군이 썰물이 빠지듯 빠르게 후퇴하기 시작하자 그때서야 공격명령이 내렸다. 대장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5백여 명의 대륙금위들이 배화교을 향해 돌격했다. 비록 숫자는 얼마 되지 않지만 하나하나가 일류고수인 대륙금위들이 배화교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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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도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언제부터인가 밑에서 빌어지는 전투를 바라보는 남녀가 있었다. 바로 무림군을 감시하기 위해 출발한 이막수와 유미림이었다. 이막수는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애병(愛兵)인 두 자루 단검(短劍)을 손질하며 밑으로 상황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유미림은 이막수의 품에 반쯤 안겨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수랑.........무림군이 후퇴하고 대륙금위들이 공격을 시작했어요.”


“작전상 후퇴야..........미리 파놓은 함정으로 유인하는 거겠지. 대륙금위들은 그것도 모르고 무림군이 퇴패(退敗)하는지 알고 공격을 시작한 거고...........”


“수랑이 보시기에 전투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투가 되겠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승자도 패자도 없다니요?”


“무림군이나 대륙금위들만으로 배화교 놈들을 섬멸(殲滅)하기는 힘들어. 무림군이나 대륙금위들의 목적은 배화교의 완전한 섬멸(殲滅)이야. 그런데 지금 상태에서는 힘들어. 아마 많은 피해를 입기는 하겠지만 배화교는 도망칠 거야. 저기 보이지.........저놈이 혁린무라는 놈일 거야. 우리나 무림맹은 놈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어. 놈의 무공은 이미 인간한계를 넘어섰어. 또한 저기 저놈들.........형오삼살이라고 알려진 저놈들도 자신들의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방금 저놈들이 사용한 검법이 무슨 검법인지 알아.”


“대충은.........절정마검과 화령마검 아니었나요?”


“맞아..........배화교 십대마공인 절정마검과 화령마검이었어. 쉽게 말해서........저놈들과 내가 일대일로 붙는다고 해도 쉽게는 승리하지는 못할 거야.”


“저들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겠어요. 하지만 무림군에는 무당의 오행검수, 화산의 추월이검, 소림의 팔대금강 등..............쟁쟁한 고수들이 많잖아요?”


“후후후~ 많기야 많지. 그럼 뭐해. 각자 놀고 있는데.........힘이란 뭉치면 뭉칠수록 커지고.......흩어지면 흩어질수록 작아지는 거야. 무림맹의 무사들은 알량한 자존심 때문인지 몰라도 다른 사람과 힘을 합치려하지 않아. 타파의 일물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그래요. 수랑의 말대로군요. 숫자가 많고 고수가 많으면 뭐해요? 구술도 꿰어야 보물이 되는 거죠. 그렇죠............아함~”




이막수의 품에 안겨 있던 유미림이 하품을 한다. 사랑하는 정인의 품에 안겨 있으니 마음이 편해 졸린 모양이다. 이막수는 손질하던 단검(短劍)을 갈무리하고 유미림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한숨자고 있어. 조금만 있으면 끝날 거야.”


“알았어요. 잠시만 눈 좀 붙일게요.”




유미림은 이막수의 무릎을 베고 눈을 감는다. 이막수는 유미림의 등을 쓸어주며 관도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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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과 홍인의 후퇴명령에 무림군이 후퇴하기 시작하자 이살과 삼살은 무림군을 추적하지 않고 전열을 정비하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뒤쪽에서 금색무복을 입은 놈들이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십팔.........저 새끼들은 또 뭐야.”


“모르지........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잘못하면 앞뒤로 합공을 당할 수 있어.”




이살과 삼살이 의견을 주고받고 있는 시간............


혁린무는 화원명과 현원자가 갑자기 도망치자 솟구치는 마기(魔氣)를 주체하지 못하고 후퇴하는 무림군을 따라가며 미친 듯이 도(刀)를 휘두른다. 아수라진백마공의 단점은 인간의 사악(邪惡)한 마음을 자극하여 인간을 마성(魔性)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수라진백마공을 사용하면 할수록 인성(人性)을 상실한 악마가 된다는 말이다. 혁린무는 이미 아수라진백마공을 십성이상 끌어올려 자기 스스로 마성(魔性)을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빌어먹을.........공자님이 폭주(暴注)하기 시작했어..........이렇게 되면 선택의 여지가 없어.”


“할 수 없지.........전원.........공자님을 따라 돌격하라.........돌격.”




이살과 삼살은 혁린무를 따르기로 했다. 뒤에서는 또 다른 적(敵)이 나타났다. 도망치는 무림군이 다시 공격한다면 합공을 당하는 형국이 된다. 더구나 폭주하기 시작한 혁린무가 무림군을 추적하고 있다. 자신들은 혁린무를 보호해야 한다. 이살과 삼살의 명령에 잠시 망설이고 있던 흑풍대와 혈영대가 혁린무의 뒤를 따라 무림군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란은 밑의 상황을 지켜보며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전투란 단순하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죽어야 한다. 물론 또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도망치는 것이다. 그래서 삼십육계의 마지막 계가 도망치는 계책이다. 질것이 뻔한 전투에서 어리석게 죽기보다는 후일을 도모하며 도망치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후퇴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대군(大軍)이 전멸(全滅)에 가까운 피해를 당할 때는 싸우다 죽은 병사보다 전투에 패해 도망치다 죽는 병사가 더 많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후퇴란 어려운 것이다. 지금도 보면 알 수 있다. 혁린무의 미친 듯한 공격에 후미(後味)에 쳐진 무림군이 추풍낙엽처럼 날아간다. 홍인이나 화명원 같은 고수가 후미에 남아 혁린무의 공격을 방비해 준다면 이런 피해는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홍인도 화원명도........병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놈들이라 후퇴명령에 자신들만 열심히 달리고 있을 뿐이다. 




란은 무림군이 함정이 마련된 장소 앞에 도착하자 미리 준비하고 있던 무사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땅에 뭍은 화약에 불을 붙이라는 말이다. 란의 신호를 본 무사들은 심지 불을 붙이고 멀지 감지 도망쳤고, 무림군은 함정 위를 빠른 속도로 지나쳤다. 




혁린무는 눈앞에 알짱거리는 놈들이 거슬렸다.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놈들...........마치 자신을 놀리는 것 같다. 혁린무는 아수라진백마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무림군의 후미를 향해 도(刀)를 크게 휘두른다. 이살과 삼살은 혁린무의 모습을 보고 부대를 정지시켰다. 혁린무의 무지막지한 폭풍도은 아군(我軍)과 적군(敵軍)을 구별하지 않는다. 한번 휩쓸리면 살기를 포기해야 한다. 




홍인과 화원명도 검은 폭풍우를 보았다. 이대로 두면 후미에 쳐진 무림군이 위험하다. 홍인은 내공을 끌어올려 몸을 보호하고 폭풍우를 향해 전면으로 날아갔고, 화원명도 입술을 깨물고 홍인의 뒤를 따른다. 




“모두.........흩어져..........도망쳐라.”




홍인은 어올린 진기를 모야 손에 모야 폭풍우를 향해 휘두르니 거대한 황금빛 손그림자가 폭풍우를 향해 날아갔고, 뒤이어 화원명이 검(劍)이 반적거리며 붉은 강기(剛氣)가 폭풍우를 향해 날아갔다.




“콰아아아앙~..........우르르르..........꽝아아아앙~”




천지가 진동하고 관도에 깔려 있던 돌들이 먼지처럼 날아간다. 배화교 무사들이나 무림맹 무사들은 고막이 찌어지는 고통에 비틀거리고 주위는 충돌의 여파로 생긴 자욱한 흙먼지가 피어나 눈앞을 가리고 있다.




“후퇴하라..........전원.............후퇴.”




홍인의 명령이 흙먼지를 뚫고 사방으로 메아리친다. 무림맹 무사들은 홍인의 명령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혁린무는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입었어. 홍인의 장(掌)이 폭풍도의 힘을 약화시켰고 그 틈을 비집고 화원명의 검(劍)이 가슴을 베어버린 것이다. 상처를 입은 혁린무는 분노했다. 이성을 상실하고 악마가 된 것이다.




“킥킥킥~ 죽인다...........죽어버린다.”




온몸이 검은 안개에 쌓여 있던 혁린무가 다시금 무림군의 뒤를 추적한다. 하지만 이살과 삼살은 혁린무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이미 이성을 상실한 혁린무는 적(敵)과 아군(我軍)을 구별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모든 이를 죽이려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 혁린무를 쫓아가면 자신들까지 혁린무에게 죽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살과 삼살의 망설임은 배화교에게는 크나큰 행운이었고...........란과 무림군에게는 불행이었다. 이살과 삼살이 망설이는 바람에 혁린무를 제외한 나머지 배화교 무사들은 란이 힘들게 설치한 함정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또 다시 엄청난 폭음과 함께 지진이 일어나 것처럼 지반이 흔들거린다.




“우르르르르르~ 콰아아아아앙~............쾅~ 쾅~ 콰아아아앙~”




폭발은 한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관도주위에 엄청난 불기둥과 함께 모든 것이 날아가며 거대한 구덩이가 생긴다.




“저............저게 뭐야...........함정이었잖아.”


“빌어먹을 자식들..........비겁하게 화약을............그런데 공자님............공자님은 어떻게 됐지.” 


“저.............저기~ 고..........공자님...........저........저런.......공자님.”




이살이 하늘로 솟구친다. 무림군의 뒤를 쫓던 혁린무가 폭발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멀리 날아가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삼살..........무조건 달려..........림산을 향해 후퇴한다.”




이살의 다급한 고함소리를 들은 삼살은 나머지 무사들을 이끌고 폭발이 일어나 관도를 돌아 림산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살은 줄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던 혁린무를 안고 후퇴하는 동료들의 뒤를 따른다.




배화교가 후퇴하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배화교와 치열하게 싸우던 무림군과 배화교의 후미를 추격하던 대륙금위들이다. 그들은 두 번의 엄청난 폭발 앞에 전의(戰意)을 상실하고 그저 멍하니 멀어지는 배화교 무사들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란은 입술을 깨물고 멀어지는 배화교 무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모든 계획이 엉망이 되었다. 상대를 과소평가한 것이 첫 번째 실수였고..............많은 경우를 수를 생각지 못한 것이 두 번째 실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실수는 무림군을 하나로 뭉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실수들이 합쳐지며 다잡은 배화교 놈들을 놓쳤다. 배화교 놈들은 도마뱀이 꼬리만 남기고 몸통은 도망가듯 죽은 동료의 시체와 부상당한 동료들 남기고 도망쳤다. 




배화교와 무림맹의 첫 번째 대결은 이막수의 예상대로 승자도 패자도 없이 이렇게 끝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계속>>




ps : 전투란 원인과 결과가 있고..........글쓴이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고...........원인이 명백해야 결과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참~ 그리고 이번 편으로 180부가 넘었습니다. 처음 천상의 향기를 시작할 때.........무협 100+환타지 100...........아니면 무협 200 + 환타지 100으로 구성하고 시작했는데..........180부가 넘도록 4개 파트에서 중에서 아직 2파트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설정을 잘못한 모양입니다. 낭만을 꿈꾸는 늑대처럼 간략하고 빠른 사건전개로 설정해야 하는데..........자세하게..........최대한 세밀하게 쓰겠다고 설정하고 보니.........이 모양이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 하겠어요. 이미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는 수밖에..........앞으로 몇 편까지 진행될지 모르겠지만..........끝까지 한번 가보렵니다. 그럼 이만~~~~




:--------------------작 가 주--------------------




ㅇ. 천의무봉 [天衣無縫] 


천의는 원래 바늘이나 실로 꿰매 만드는 것이 아니고 처음부터 그대로 만들어져 있다는 전설적인 옷으로, 때로는 타고난 재질이 매우 아름답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태평광기(太平廣記)》에 나오는 곽한(郭翰)이란 사람이 어느 여름 밤, 뜰에 누워 있노라니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함께 밤을 지내게 되었다. 매일 밤 즐기다가 우연히 그녀의 옷을 보니 바느질 자국이 없어 그 연유를 물은 즉 “하늘의 옷은 원래 바늘이나 실로 꿰매는 것이 아닙니다(天衣本非針線爲也)”라고 대답하였다 한다. 




ㅇ. 백년대계[百年大計]


먼 장래를내다보고세우는계획. 백년지계.




ㅇ. 일사불란[一絲不亂]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秩序)나 체계(體系)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




ㅇ. 일신 일일신 우일신(日新日日新又日新)


[중국 탕왕의 반명(盤銘)에 있는 말로서]


날로 새롭게 하며 나날이 새롭게 하며 또 날로 새롭게 함


곧 "날마다 잘못을 고치어 그 덕(德)을 닦음에 게으르지 않음"을 이르는 말




ㅇ. 각개격파(各個擊破)


적이 유기적(有機的)으로 통합(統合)되어 있지 않은 틈을 타서, 그 낱낱을 따로 따로 격파(擊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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