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그룹

Forgotten Battle, 러시아 하 ... - 1부 1장

본문

내 친구들은 너무 무서워 고개를 쳐박고 있는 동안 나는 샛길을 향해 달려갔다. 




“안돼”




이미 왜경들은 집을 포위하고 있었고 가토 주임은 조선인 청년에게 항복을 권유하고 있었다. 들어가야만 하는데 너무 무섭다. 그 때 였다




“탕”




가토 옆에서 소리를 지르던 왜경의 우두머리가 쓰러진다. 주춤한 왜경들 우두머리의 지시가 없어 우왕좌왕한다. 다시 이어지는 총소리 이번엔 소총을 잡고 있던 순사 한 명이 쓰러진다. 가토가 뭐라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다시 총알이 한발 날아와 가토 발 앞에서 튕긴다. 




“제기랄”




왜경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고 자기 몸 사리기 바쁘다. 다시 날아오는 총알… 맨 앞줄의 왜경이 무릅을 부여잡고 난리다. 어수선한 틈을 타 난 뒷문으로 뛰어들어갔다.아버지가 마당 한가운데 육혈포를 쥐고 계셨다.




“길주야 광으로 달려가거라”




“네?”




“광에 들어가면 바닥에 나무 판자가 있느니라 그걸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




“아버지…”




“시간이 없다. 너는 반드시 살아야하느니라 어서가라 어서~”




총알이 들이치기 시작했다. 내가 아버지와 이야기 하는 틈에 왜경들이 정신을 차렸던 것 같다. 대문이 부서져라 떨리고 있고 아버지는 나를 밀어 붙이신다.




“사내는 참아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절대 광 밖으로 나오지 말거라 그리고 일이 끝나면 도망가거라 머얼리~”




난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 뒷간의 광으로 뛰어갈 수 밖에 없었다. 광 안에는 짚풀이 너질러져 있었고 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짚풀을 걷어내고 보니 판자가 있었고 나는 짚풀로 판자를 다시 가린 후에 판자를 열고 들어갔다. 길이 난듯 하다 길을 따라 약간 걸어나가니 사람 서넛이 누울만한 공간이 나온다. 청년은 거기에 쓰러져 있었다.




“쉿 조용히 하거라 바깥으로 소리가 들린다.”




청년은 내입을 막았다. 총에 맞은 사람도 힘이 세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숨이 막힐 것 같았지만 너무 무서워서 참았다. 잠시 그의 품에 안겨 있으니 바깥의 소리가 들려온다.




“콰아아앙”




대문이 부서졌다. 왜경들이 뛰어들어오는 소리 집기를 걷어차는 소리가 들려온다. 안채의 동정은 조용했고 왜경들이 아버지를 포위한 것 같았다.




“이봐요 황진사 양반”




가토주임이다. 예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귀를 짼다.




“여기 불령선인이 들어온 것을 보지 못하였소?”




저놈은 알면서도 몰아치는 기세이다. 분명 자기가 이쪽으로 몰고 오지 않았는가? 그리고 묵묵 부답이였다.




“지독한 놈 두 팔이 잘리고도 입도 뻥긋 안 하다니… 저놈의 딸년들을 죄 끌고 와”




“야 이 더러운 일본놈의 개야~”




“천황폐하의 병사 여섯 명이 상했다. 그것만으로도 지저분한 네놈과 네놈의 가솔을 전부 죽여도 시원찮다!!!”




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고 병사들이 뛰어 들어가는 소리도 들렸다. 나는 견딜 수가 없어 총맞은 이의 팔을 떼어내려고 했다.




“나가면 너도 죽는다. 황진사 어르신의 뜻을 저버려서는 안돼… 저분은 너와 나를 살리려고 하시는 거다. 너는 절대로 죽어서는 안 된다 네 가솔이 너와 나를 대신해서 죽는 것이다. 너는 목숨 빚을 지고 있는 거야 내 말 들어라”




“으윽…”




눈에서 피눈물이 난다. 저놈들이 어떤 짓거리를 할 지 분명하다. 제작년 송산에서도 일가를 몰살시킨 놈들이다. 남자와 여자, 아이, 노인을 가리지 않고 모조리 죽여 목을 잘라 개성 시내에 걸었다. “불령선인” 이란 팻말과 함께… 큰 아버지의 친구로 아버지와도 내왕이 없지 않았던 인자한 선비였는데…




“이 놈들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오는 게야 여기는 규… 으아아아악”




“잘 죽였다. 저런 늙은 년은 필요가 없다. 젊은 년들의 궁딩짝이나 보자 너희들은 오늘 가토와 나온 것이 행운인 줄 알아라. 으히히”




“이런 쳐죽일 놈아 네 조선인이 아니더냐!!!”




아버지의 피맺힌 절규가 터져나왔다. 그래 가토는 조선인이였다. 누구도 몰랐지만 조선인 경상도 어디가 고향이라 했다. 물론 아버지와 집안의 남자들만 아는 일이였지만…




“저놈에게 재갈을 물려라”




“하이”




“네놈이 부나 안부나 볼 것이다!!! 지혈도 시켜라 죽으면 안 된다.”




“놔라 이놈들 우우욱”




아버지는 재갈이 물린 듯 하다. 일어서야 하는데 나가서 저놈들을 죽여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피투성이 청년이 날 죽을 듯이 안고 있는 것이다.




“안 된다. 너는 목숨 빚을 지고 있는 놈이다.”




아직 나는 13살이다. 음양의 이치는 알지만, 힘은 장정을 당해내지 못한다. 청년이 날 안으면서 짚더미를 내 입에 박아넣어 소리도 못 지른다. 분이 하늘을 찌르지만 어쩔 수가 없다. 불이 난다 마음과 내 눈에 불이 난다.




“놔라 이놈들아 내발로 갈 터이다.”




넷째 누이의 목소리이다. 당당하다.




“넷째야 너 어쩔려고…”




“나으리 목숨만 살려주세요 살려주시면 어떤 일이라도…”




“아버지 말씀하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둘째누이와 셋째누이 다섯째 누이는 덜덜 떨고 있다. 어머니가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아버지는 두 팔이 잘려 바닥에 묶여 있으니 떨 만하지만 아버지의 교육이 그렇지 않았는데…




“가토 네가 날 연모하는 것은 일찌기 알았지만 근본이 달라 상대하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행패냐?”




“행패”




“공무를 빙자하여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려 하다니 하늘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저년을 묶고 재갈을 물려라~~~”




“놔라 놔 우우움…”




“네년은 나중에 손봐 줄 것이다. 황진사 잘 봐라 네가 부나 안부나 내 볼 것이다. 이 년을 뺀 나머지 년들의 옷을 모두 벗겨라”




“꺄아아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움움움움”




저 녀석들이 백주 대낮에 윤간을 하려 든다. 이미 총성이 울렸고 마을엔 개미 새끼 하나 안보일 것이다. 소리를 들어도 못 들은 척 하겠지… 왜경들은 이미 신이 나 옷가지를 찢어발기고 있다. 어차피 죽일 것이다. 죽일 것 몸보신 하겠다는데 젊은 놈들이 안 나설 리가 없다.




“황진사… 잘봐둬라”




”아아아아악”




“제발”




“거기만은…”




이건 불법이다. 하지만 총 가진 자들이 법인 것이다. 그리고 말릴 사람도 아무도 없다. 아버지는 피를 흘리며 묶여 있고 어머니는 이미 살해 당했다. 나 역시 결박된 상태가 아닌가?




“흐으으으으으으…”




“헉, 헉, 헉, 헉…”




“으, 아아아, 으, 아아아”




신음소리가 일정해 진다. 이미 저항을 포기하고 몸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분노가 하늘을 찌르지만 묶여있는 몸 움직일 재간이 없다. 피투성이 청년은 이미 정신을 잃었지만 무슨 사명감인지 내 몸을 감싼 손은 풀질 않는다.




“좃나 쪼이네 살살해라 한번 더 할 거다”




“한번 더 할 차례나 있을 거 같냐? 좃이나 가려라 추하다”




“양반 년 보지는 뭐 다를 줄 알았는데 별거 없군. 처녀라 쪼이긴 하는 구먼”




“나와 이놈아 내 좃 터지겠어”




“야 누워 후장도 맛보자”




“으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




이런 쳐죽일 놈들 인륜은 도대체 어디다 팔아먹은 거냐. 가토 네가 우리 넷째 누나를 탐했다고 해도 이럴 수가 있느냐? 너도 조선놈이라며… 막힌 입이 찢어진다. 말을 하고 싶어도 이야기가 안 나간다. 너무 분해서 미칠 것 같다… 열이 오른 내 머리가 띵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나도 의식의 끈을 놓았다.







뜨거운 기운에 정신을 차린 나는 청년을 버리고 토굴을 기어나왔다. 이미 집은 다타버린 후였고 집안은 처참했다. 아버지가 숨구멍을 멀리 뚫어두지 않으셨더라면 청년과 나는 질식해 죽을 뻔 했다.




처참했다. 아버지는 목과 두 팔, 한쪽 발이 잘려 있었고 어머니는 가슴에 칼을 맞고 별채 입구에 쓰러져 있었다. 목이 있어야 할 자리에 어머니의 목은 없었다. 행랑아범과 어멈은 총에 맞아 죽었고, 누이들은…




그건 고기덩어리였다. 허연 정액으로 저려진 고기 덩어리 목들은 모조리 잘려 있었고 가슴도 떨어져 나가 있었다. 보지 털도 반쯤은 빠져 있는 상태였으며 보지와 항문엔 정액 자국 투성이였다. 세명의 누이가 죽어버린 것이다.




넷째 누이는 한 옆에 누워 있었다. 머리는 없지만 난행을 당한 흔적은 없었다. 결박당할 때 혀를 깨물은 모양이다. 가토도 머리는 베어가지만 몸은 두고 간 모양이다.




“이런 빌어먹을…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사람을 다 죽여버리다니…”




“여길 떠나야 한다.”




피투성이 청년이 어느새 내 뒤에 있었다. 지혈을 한 듯 혈색이 돌아와 있었다.




“야 이 개자식아!!!”




나는 그 녀석을 향해 돌진 했다 하지만 영문도 모르고 땅바닥을 굴러야 했다.




“설명하자면 이야기가 길다. 네 심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나 지금 우리는 여기를 떠야 한다.”




“싫어 싫어 싫어”




“소리가 크다. 그리고 시간이 없다.”




순간 세상이 시커매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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